'방출 위기→우승·올스타→420억 잭팟' 인생역전 포수 "최지만에게 감사하다" 왜?

[스타뉴스 | 신화섭 기자]

2019년 탬파베이 시절의 최지만(왼쪽)과 트래비스 다노. /사진=탬파베이 구단 홍보팀 제공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2021년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포수 트래비스 다노(34·애틀랜타)가 탬파베이 시절 동료 최지만(32·피츠버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노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체이스필드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2019년) 탬파베이에 처음 합류했을 때 심적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최지만과 몇몇 동료들이 친절하게 잘해줘 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특히 최지만은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고, 더그아웃에서 재미난 춤을 춰 웃게 해주는 등 내가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곁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2013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다노는 2014년 108경기, 2017년 112경기에 출장하는 등 주전 포수로 자리잡는 듯했다. 하지만 2018년 부상으로 단 4경기밖에 뛰지 못한 그가 2019년에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메츠는 시즌 개막 후 단 10경기 만에 방출의 칼을 빼 들었다.

같은 해 5월 다저스로 이적한 다노는 단 1경기에 대타로 출전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당시 탬파베이 주전 포수 마이크 주니노(32·FA)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주니노가 복귀하면 다노는 또 다시 방출의 아픔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다노는 한정된 기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홈런포로 입증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그해 7월 15일(현지시간)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서 한 경기 3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6일 뒤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서 커리어 첫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4-2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최지만도 스타뉴스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다노는 하루살이 인생 같았다. 주니노가 복귀한 후 그의 타격이 살아나지 않자 팀에서 다노를 한 번만 더 써보자는 분위기였는데 그때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고, 결국 시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래비스 다노의 타격 모습. /AFPBBNews=뉴스1

다노는 2019년 탬파베이에서 92경기를 뛰며 타율 0.263, 16홈런 67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같은 해 겨울 애틀랜타와 2년 1600만 달러(약 209억 9200만원)의 달콤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1년 시즌 중 애틀랜타는 다노에게 올 시즌까지 포함된 2년 16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안겨줬다. 여기에는 2024시즌 구단 옵션도 포함돼 있다. 다노는 올 시즌 크게 부진하지 않다면 내년에도 800만 달러(약 104억 96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애틀랜타와 동행할 것이 예상된다.

2019년 '벼랑' 끝에서 반등에 성공한 다노는 애틀랜타에서만 4년 총액 3200만 달러(약 419억 8400만원)의 계약을 얻어냈고, 2021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영예도 누렸다. '인생역전'에 성공하며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쥔 셈이다.

다노는 "탬파베이는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다노는 올 시즌 초 뇌진탕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약 한 달간 결장했지만 5월 초 팀에 복귀한 후 또 다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현재 31경기 타율 0.283(113타수 32안타), 6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39로 뛰어나다.

그는 "타율이나 홈런 등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며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 항상 나갈 준비가 돼 있도록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트래비스 다노. /AFPBBNews=뉴스1

신화섭 기자 evermyth@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