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7년, 캡틴, 304경기, 그리고 트레블...펩시티의 시작에 그가 있었다

한유철 기자 2023. 6.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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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한 시대를 풍미한 펩시티. 그 시작은 일카이 귄도안의 합류였다.


귄도안이 맨체스터 시티를 떠났다. 행선지는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2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르셀로나와 귄도안은 맨시티와의 계약을 마친 후 모든 합의에 도달했다. 선수의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이며, 1년 옵션 조항이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수 칠 때 떠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이적이다. 2022-23시즌, 귄도안은 개인 커리어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낸 후, '캡틴'으로서 맨시티를 떠났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와 잉글랜드 FA컵 우승. 오랜 숙원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제패한 그에게 더 이상의 미련은 없었다.


펩시티의 출범을 알렸던 2016-17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에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코' 귄도안의 역할이 컸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1호 영입.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귄도안은 2016년 7월,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었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름을 받고 잉글랜드로 넘어왔다. 이적료는 2700만 유로(약 384억 원).


귄도안의 영입은 그렇게 센세이셔널하지 않았다. 이미 맨시티에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케빈 더 브라위너를 비롯해 다비드 실바와 페르난지뉴, 야야 투레까지 버티고 있었다. 또한 존 스톤스와 르로이 사네 등이 귄도안보다 비싼 금액으로 영입되면서 그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떨어졌다.


그 흐름을 이어가기라도 하듯, 귄도안에게 2016-17시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개막 전부터 부상으로 신음한 탓에 5라운드가 돼서야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이후 주전과 로테이션을 번갈아 가면서 출전 시간을 넓혔지만, 12월 장기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첫 번째 시즌 성적은 16경기 5골 2어시스트. 그렇게 귄도안의 데뷔 시즌은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아이메릭 라포르트와 벤자민 멘디, 카일 워커와 베르나르두 실바, 에데르송 등 수많은 선수들이 합류함에 따라 귄도안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더욱 희미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약이 됐다. 귄도안은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며 맨시티의 중원을 이끌었다. 부상으로 얼룩졌던 첫 시즌의 아픔을 딛고 2017-18시즌부터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했다. 세 시즌 연속 리그 30경기 이상 출전하며 입지를 다졌고 과르디올라 감독 전술의 핵심이 됐다.


2020-21시즌. 귄도안은 더욱 존재감을 알렸다. 마땅한 득점원이 없었던 맨시티는 귄도안을 메짤라로 활용하며 득점을 책임지게 했다.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한 그의 움직임은 상대하는 수비들의 허를 정확히 찔렀고 리그에서 무려 13골을 기록. 이 시즌 팀 내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비록 UCL 결승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 전술의 희생양이 되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공을 퇴색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귄도안은 맨시티의 대체불가 자원이 됐다. 나이를 먹으면서 기동력이 떨어짐에 따라 벤치로 내려가는 시간도 늘어났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중요한 경기 때마다 귄도안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오히려 우려를 표하는 쪽은 팬들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귄도안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뛰어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귄도안과의 동행을 연장하고자 했다. 실제로 맨시티는 귄도안에게 연장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다년 계약을 원했던 귄도안은 맨시티의 1년 계약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그의 선택을 존중했다. 바르셀로나 이적이 확정된 후, 귄도안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맨시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메시지를 받는 모든 동료, 스태프, 팬들 역시 그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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