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성주에서 참외 ‘먹어서 응원’···‘먹방 정치’로 ‘괴담’ 여론전

문광호·이두리 기자 2023. 6. 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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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별 ‘횟집 회식’도 진행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농산물공판장을 찾아 참외를 맛보고 감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방문해 참외를 시식했다. 전자파 영향이 미미하다는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결과 발표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이 괴담을 유포한다는 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에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로 만찬을 하며 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비판을 괴담으로 규정했다. 원내지도부와 상임위 차원에서도 지난 23일부터 횟집 만찬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성주군 성주농산물공판장을 둘러보며 함께 온 당 지도부 의원들과 참외를 시식했다. 김 대표는 직접 과도로 참외를 깎아 먹은 뒤 “너무 맛있다. 최고”라며 “전국에 잘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시식에는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임이자·정희용 의원 등이 함께했다. 국민의힘은 중앙당 이름으로 총 400박스의 참외를 구매했다.

김 대표는 참외 시식 직후 성주농업인회관에서 주민들과 만나 “오늘 성주를 찾은 것은 사드 기지 때문에 성주군민들이 겪은 심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발전을 위해 뜻을 모으자는 취지”라며 “(사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보고 받았는데 (일각의 전자파 유해 주장은) 누가 봐도 얼토당토않은 괴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성주군청에서 사드기지 환경영향평가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시늉만 하고 사실상 저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중국 눈치 보기를 위해 지역 경제를 희생시킨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도 성남시장 시절 (사드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거로 알려졌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죄하지 않고 ‘안전하다니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건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다. 이 정도면 괴담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금년에는 우리 청정수산물을 가지고 괴담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농민, 어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지원은커녕 생계 위기로 내모는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사드 기지에서 배출되는 전자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론 내렸다. 환경부는 지난 21일 발표에서 지역 주민이 가장 우려하는 전자파와 관련해 “측정 최댓값이 인체보호기준의 0.2% 수준으로 인체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26일 일부 성주 주민들이 사드 철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두리 기자

국민의힘의 성주군 방문에 일부 주민들은 사드 철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종희 사드철폐 성주대책위원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 침묵하다가 결과가 나오니까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연계해서 사드 문제를 참외 괴담으로 몰아가나”라며 “이건 성주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아니고 정쟁화시키고 주민들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불법 사드기지 정상화 어림없다’ ‘사드 철거’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국민의힘은 매국행위 그만하라” “사드 괴담 막말하는 김기현은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이 국내 수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리로 여론전을 이어간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들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산물로 식사를 한다. 지난 23일 원내지도부를 시작으로 진행하는 상임위별 ‘횟집 회식’의 일환이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횟집 가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정동만 의원에 이어 박수영 의원이 횟집을 방문한 뒤 인증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겼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성주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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