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하이파이유니콘, 오늘 데뷔···FT아일랜드·씨엔블루·엔플라잉 명맥 이을 수 있을까 (종합) [SE★현장]
FT아일랜드·씨엔블루·엔플라잉 등 아이돌과 밴드가 결합된 보이 그룹을 연달아 성공시킨 연예기획사 FNC가 새로운 아이돌 밴드 그룹 하이파이유니콘을 선보인다. 오디션 방송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증명한 이들은 선배의 길을 따라 대중적인 밴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26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보이 밴드 하이파이유니콘(Hi-Fi Un!corn)의 데뷔 싱글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멤버들은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였다. 현장에는 하이파이유니콘을 프로듀싱한 씨엔블루 정용화도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파이유니콘은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와 국내 연예기획사 FNC가 기획하고, SBS 미디어넷이 제작한 한·일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더 아이돌 밴드 : 보이즈 배틀'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결성된 보이 밴드 그룹이다.
이날 리더 김현율은 "제 머리가 자연 갈색인데, 자연 백발, 파뿌리가 될 때까지 여러분과 소통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당찬 데뷔 소감을 전했다. 엄태민은 "꿈 꿔왔던 노래하는 사람이 됐으니까, 한국어·영어·일어 등 여러가지 언어로 여러분의 마음에 위로를 전해드리는 보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후쿠시마 슈토는 "이렇게 많은 분 앞에서 서 있는 게 떨리고 긴장되지만, 앞으로 열심히 할테니까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손기윤은 "누구에게도 실력으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오늘을 위해 10년간 갈고 닦은 베이스 실력으로 여러분들을 울려드릴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허민은 "귀여움 담당이자 드럼을 맡은 막내 허민이다. 데뷔 쇼케이스가 처음인 만큼 많이 긴장이 된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더 아이돌 밴드 : 보이즈 배틀'은 지난해 12월 첫 방송해 지난 3월에 종영했다. 멤버들은 이후 3개월간 치열하게 데뷔 준비에 임했다. 엄태민은 "오디션에 참여하고 방송에 출연할 당시에도 데뷔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는데, 막상 현실로 이뤄지니까 꿈이 이뤄진 듯한 행복한 기분이다. 동시에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 두려움을 원동력 삼아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각오를 전했다.
후쿠시마 슈토는 "데뷔 날짜가 정해지는 순간 실감이 나더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실 오늘이 저희 어머니 생신이다. 그래서 좋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룹명 하이파이유니콘은 '순수한 열정'의 상징이 되고 싶으며, '하이 퀄리티'의 음악으로 시대의 유니콘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멤버는 한국인 4명(엄태민·김현율·손기윤·허민), 일본인 1명(후쿠시마 유토)로 구성됐다.
허민은 "저희가 정한 구호가 있는데, 네 명이서 차례대로 '하이'를 외치면서 가운데로 손을 모으고, 나머지 멤버가 '파이'라고 외치면, 현율이 형이 '유니콘'을 외치면서 그날 정한 응원 구호를 외친다"고 직접 구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파이유니콘은 씨엔블루 정용화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용화는 방송에서부터 이들의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데뷔 확정 후에도 하이파이유니콘의 연습 현장에 방문해 사소한 무대 매너 하나까지 점검하고 조언해줬다.
정용화는 "민이랑 기윤이, 슈토는 제가 처음에 뽑은 친구들이고, 태민이랑 현율이는 다른 팀에 뺏겨서 뽑지 못했었다. 저는 처음부터 '이런 팀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그림이 있었는데, 그에 맞는 친구들이 뽑혀서 기분이 좋다"며 "저는 음악을 정말 사랑하고, 그걸 정말 느껴지게 하는 어린 친구들, 귀여운 친구들을 뽑고 싶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멤버들의 표정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뽑게 됐다"고 멤버 선발 이유를 설명했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오디션 방송의 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인 '도레미파-솔(DoReMiFa-Soul)' 두 곡을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수록한 4곡으로 구성된 디지털 싱글 앨범이다. 타이틀곡과 수록곡 모두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작사·작곡했다.
김현율은 "무지개가 피기 전에는 항상 비가 오듯이 지금 어려운 일이나 고난이 있어도 끝에는 행복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곡이다. 정용화 프로듀서님이 직접 작사·작곡해준 뜻깊은 곡이다"고 설명했다.
정용화는 투어를 진행하는 바쁜 상황에서도 하이파이유니콘을 위해 곡을 썼다. 그는 "방송 오디션 파이널 곡인 '도레미파솔'을 제가 만들고 나서, 연장선에 있는 곡을 생각해둔 게 있었다. 사랑 노래가 아닌, 이 친구들의 포부, 그리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어 중에 열차 안에서도 가사도 쓰고, 개인 메시지로 이 친구들에게 피드백도 받으며 혼신의 힘으로 곡을 썼다"며 웃었다.
'무지개'라는 소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용화는 "올해 부모님을 모시고 하와이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렌트한 차로 운전하고 있었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와서 매우 힘들었다.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운전하던 중 비가 그쳤는데, 이렇게 큰 무지개가 있나 싶을 정도의 길을 가게 됐다. 이 무지개를 보려고 힘든 길을 온 것만 같았다"며 "이 친구들도 어리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무지개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곡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손기윤은 "이 곡은 하이파이유니콘의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같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가사다. 시적인 라임과 표현이 굉장히 좋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멤버들은 롤모델로 모두 소속사 선배이자 가요계 선배인 씨엔블루를 꼽았다. 허민은 "정용화 프로듀서님은 저의 실력을 처음 알아보고 뽑아주신 분이다. 감사드리는 분이고, 정용화 프로듀서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가 여기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태민 역시 "정용화 프로듀서님은 지금 외모를 보면 너무 잘생기셔서 저희랑 나이가 비슷하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며 "음악적으로 봤을 때 정용화 프로듀서님은 저희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만큼 저희에게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획사 선배인 FT아일랜드를 꼽는 멤버도 있었다. 손기윤은 "오디션 당시부터 '제2의 이정신'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됐는데, 그 때와 같이 지금도 이정신 선배님이 롤모델"이라면서도 "이번에 일본에 가서 FT아일랜드 선배님들 공연을 보면서도 느낀 게 많았다. 이재진 베이시스트 선배님이 하는 퍼포먼스, 매너 같은 모든 부분이 배울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연예기획사 FNC는 앞서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엔플라잉 등 차례대로 밴드형 아이돌을 배출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이 대선배들의 길을 이을 수 있을까.
김현율은 "아이돌, 그리고 밴드, 두 가지 모두 다 잡기 위해서 항상 퍼포먼스도 연습하고 있다. 거울 앞에서 표정, 몸짓 등을 연습한다. 또 실력적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개인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태민은 "저희가 '더 아이돌 밴드'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우승한 친구들로 이뤄졌다는 게 강점이다. 멤버 다섯 명의 실력이 모두 보장돼 있다"며 "보컬적으로 봤을 땐, 슈토와 제가 각각 일본인과 한국인으로서 좀 더 다양한 언어로 가사를 전달해드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글로벌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한국 가요계에서 밴드라 함은, 아이돌보다 멤버들의 아이덴티티와 메시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멤버들은 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듯 작곡·작사에도 열의를 보였다. 김현율은 "저희도 노래 만드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밴드를 시작하는 이유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팬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싶고 저희가 노래를 통해 행복을 받은 것처럼 저도 행복을 남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서 멤버들과 곡을 만들고 있고, 이것저것 몇 가지 준비된 것도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만나뵐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손기윤은 "하이파이유니콘이 '행복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으면 좋겠고, 자랑스러운 밴드가 되고 싶다. 팬 분들이 하이파이유니콘 떠올렸을 때 자랑스러워할 수 있고 저희 음악을 주변에 자랑해줄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활동 계획을 전했다. 한·일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만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율은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한국 음악 방송, 한국 라디오 출연, 버스킹 등도 예정돼 있다. 나아가서는 일본에서 방송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고, 또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후쿠시마 슈토는 "팬 분들과 팬 미팅을 하고 싶다. 또, 신인상을 받아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용화는 이제 막 밴드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멤버들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저는 가장 기본 중의 하나가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고, 그것을 티를 내는 거라고 생각한다. 티가 나도록 음악 하는 게 좋고 행복하고, 보여줄 수 있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결론은 음악을 처음 사랑했던 그 마음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라며 멤버들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시작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도 많이 올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느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행복,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뭐든지 이겨내고 할 수 있다. 비가 와도 결국 무지개가 오기 때문에, 무지개를 위해 열심히 달려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파이유니콘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데뷔 싱글 앨범 '오버 더 레인보우'를 발매하고 한·일 동시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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