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30만명 동원 슈가 콘서트
슈가는 오롯이 홀로 공연장을 꽉 채웠다. '글로벌 스타 BTS'라는 정체성도, 10년 전 무명의 래퍼에서 아이돌로 데뷔한 후 받았던 손가락질도 더 이상 그를 짓누르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의 곡 '디데이'에서 '어리숙했던 지난날은 이제 오버 (중략) 증명은 당신 몫이니 부디 증명해내길'이라고 쓴 가사처럼,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단독 콘서트에서 그 몫을 해냈다.
슈가는 올해 솔로 정규앨범 발표 후 미국·아시아 총 10개 도시에서 25회 차 공연을 열고 29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그중 서울 공연은 전날부터 양일간 1만5000석 규모로 열었다. 그는 BTS 활동이 한창이던 2016년에 처음 예명 '어거스트 디'로 신인 시절 겪은 설움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 음반)를 낸 바 있다. 이어 2019년 'D-2', 지난 4월 '디데이'까지 음반 3부작을 완성했다.
이날 슈가는 자전적 이야기로 공연을 촘촘히 메웠다. 서막은 차량이 충돌하는 큰 굉음과 함께 올랐다. 연습생 시절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다 당한 교통사고를 재연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박살 났던 어깨를 부여잡고 데뷔'(곡 '마지막')했고, 이후 2020년에야 어깨 수술을 받았다. 슈가는 일군의 댄서들에게 실려서 들어와 무대에 누운 채로 곡 '해금'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라이브 밴드 세션의 반주에 맞춰 '대취타' '기브 잇 투 미' '번 잇' 등 강렬하고 날 선 곡들을 연달아 불렀다. 그는 '어떤 이는 내가 이 자릴 쉽게 앉았다고 해' 'K팝이란 카테고리 날 담기엔 사이즈가 달라'(곡 '어거스트 디') 등 토해내듯 랩을 했고, 관객들은 2시간 내내 지붕을 뚫을 듯한 큰 함성과 떼창으로 응원했다. 곡 '저 달'의 도입부에 나오는 욕설 '시X'은 수천 명 관객이 함께 울부짖듯 불렀다. '시소' '라이프 고즈 온' '스누즈' 등의 곡에선 기타·피아노 연주와 보컬 실력도 뽐냈다.
무대 구성도 상징성 있게 연출했다. 15개의 정사각형 패널로 짜인 직사각형 모양이던 무대가, 공연이 진행될수록 패널이 하나씩 분리돼 천장으로 올라가는 형태다. 앙코르 전 마지막 곡 '아미그달라' 순서엔 단 하나의 패널만이 남았다. 슈가는 좁은 무대 위에 홀로 선 모양새가 됐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끄집어낸 이 곡이 흐르는 동안 무대 주변으론 불이 타올랐다. 매진 행렬을 기록한 열기를 이어 받아 8월 4~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앙코르 콘서트도 개최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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