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디서 의식을 만들까…25년 해묵은 난제 첫 결론은 '뇌의 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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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가 의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과학계의 오랜 난제였다.
뇌의 앞부분이 의식 형성을 주도한다는 가설과 뇌의 뒤쪽이 의식의 주축이라는 가설이 그간 대립해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3 의식과학연구협회(ASSC)'에선 뇌에서 의식 형성을 주도하는 부위는 뒤쪽임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뇌의 어느 부위가 의식의 핵심인지에 대해선 두 가지 강력한 가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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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가 의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과학계의 오랜 난제였다. 뇌의 앞부분이 의식 형성을 주도한다는 가설과 뇌의 뒤쪽이 의식의 주축이라는 가설이 그간 대립해왔다. 25년 전 과학자들 간 내기까지 이뤄졌던 난제의 첫 번째 결론이 내려졌다. 첨단 뇌 분석 기술을 사용해 실험한 결과 외부 경험에 대한 반응과 더 밀접한 뇌의 부위는 ‘뒤쪽’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3 의식과학연구협회(ASSC)’에선 뇌에서 의식 형성을 주도하는 부위는 뒤쪽임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특별 개최된 행사에선 25년전 이 가설을 지지하며 내기를 걸었던 데이비드 찰머스 미국 뉴욕대 철학‧신경과학과 교수가 내기의 ‘승리자’로 선언됐다.
뇌의 어느 부위가 의식의 핵심인지에 대해선 두 가지 강력한 가설이 있다. 통합정보이론(IIT)은 사람이 어떠한 경험을 할 때 뇌의 후두부를 중심으로 특정한 신경 연결 구조가 활성화되면서 의식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전역신경작업공간이론(GNWT)은 뇌 속에 존재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연결망이 뇌의 각 영역으로 정보를 '방송'하면서 의식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이다. 뇌 앞쪽에 있는 전두엽 피질이 주로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 추정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두 가설을 검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영국 리즈대,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뇌혈관조영술 그리고 뇌 표면에 전극을 설치하는 전기 피질법 3가지 첨단 기술을 사용해 250명의 실험 참가자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특정한 판단을 내릴 때 뇌의 신호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첫 번째 그룹은 2장의 사진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작업을 수행했으며, 두 번째 그룹은 아무런 작업도 수행하지 않았다. 각 그룹의 뇌 변화를 관찰한 결과 사진을 고르는 작업을 수행할 때 참가자들은 뇌의 뒤쪽에서 신호가 활성화됐다.
뇌의 신호가 기록된 타이밍도 전역신경작업공간이론보다 통합정보이론을 더 강하게 뒷받침했다. 참가자들이 이미지를 보는 동안 뇌의 후두부에선 지속적으로 신호가 감지됐다. 반면 뇌의 앞쪽에선 이미지를 보는 순간 강한 신호가 순간적으로 발생했다가 사그라드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통합정보이론을 뒷받침하지만 학계는 전역신경작업공간이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통합정보이론을 채택하기엔 아직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두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25년 전 전역신경작업공간이론을 지지하며 내기에 참여했던 크리스토프 코흐 미국 앨런뇌과학연구소 소장은 동물의 뇌를 사용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찰머스 교수 또한 두 가설을 평가하는 후속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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