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국민들이 이런 헛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박봉권 기자(peak@mk.co.kr) 2023. 6. 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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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전보다 더 위험하다?
악랄 괴담세력 공포 선동
전복·바나나도 못먹을판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한동안 방사능 공포가 대단했다. 방사능 낙진에다 매일 300t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곧바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미증유의 참사가 벌어졌으니 그럴 만했다.

공포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이름도 생소한 요오드 광풍이 불었다. 방사능 체내 축적을 막는 해독제인 요오드칼륨 정제와 요오드 성분을 포함한 자연식품 사재기가 전 세계적 현상이 됐다. 국내에서도 요오드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천일염·김·미역·다시마 수요가 폭증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사재기 현상이 12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황당한 건 사재기 이유가 정반대라는 점이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방사능 체내 축적을 막는 수단으로 사들였던 수산물을, 이젠 방사능에 오염될까 봐 미리 사들이고 있으니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어디 있나 싶다. 이 모든 게 공포 선동 탓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밥상 소금이 걱정된다'는 현수막을 동네방네 내걸고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 전후 소금 가격이 다를 것"이라며 천일염 사재기를 부추겼다. 이게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왜곡 선동인지 우리 바다가 몸소 증명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우리 바다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7만5000건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했지만 부적합 사례는 전무했다. 286차례나 천일염을 조사했지만 방사능이 검출된 적이 없다. 폭발 직후 방사능 범벅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렇다면 정화 처리 후 배출 예정인 방류수가 우리 바다에 미칠 해악은 더더욱 미미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핵폐수' 운운하며 과도한 공포 조장을 멈추지 않는 건 처음부터 과학적 팩트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방증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방사능 괴물고기 괴담을 유포하라고 국내 종북 세력에게 지령을 내린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사실 몇 가지 일상적 사례만으로도 괴담 세력의 왜곡 선동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건지 바로 드러난다. 그들 주장대로 삼중수소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비도 맞지 말고 강물에서 멱을 감아서도 안 된다. 비와 강물에 방류수의 수십 배에 달하는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어서다. 방류수보다 더 많은 방사선을 내뿜는 전복·멸치·바나나는 입에 대지도 말아야 한다. 뉴욕행 비행기도 타면 안 된다. 14시간 비행을 하면 후쿠시마 방류수의 20배에 달하는 방사선에 피폭되기 때문이다. 방류수 피폭량의 40~260배에 달하는 CT 촬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과학적 사실을 반박하기 힘드니 '장기적으로 축적되면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른다'며 생떼다. 그런 논리라면 방사능보다 중국 미세먼지발 호흡기질환이 더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위협이다. 국민 건강이 그렇게 걱정되면 시진핑에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해야 한다. 하다 하다 이젠 '다 못 믿겠다'고 한다. 사드 전자파가 휴대폰 기지국 전자파보다도 훨씬 약하다는 과학적 결과가 나와도 못 믿겠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방류수 검증 결과도 신뢰하지 못하겠단다.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도 거부하는 이런 비정상 세력이 제1야당이다. 괴담 세력이라는 자기 고백과 다름없다. 국정을 흔들어 나라를 파탄 내려는 악랄한 괴담 세력의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의 헛소리를 국민들이 도대체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나.

이재명 대표에게 묻고 싶다. 지구 면적의 3분의 1인 태평양을 돌고 돌아 1조분의 1로 희석돼 우리 바다로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방류수가 12년 전 오염수보다 더 위험한가. 오염 처리수 방류 후 생산한 천일염이 들어간 김장, 우리 바다 수산물은 아예 입에 대지 않을 건가. 방사능 피폭량이 방류수의 수십 배에 달하는 CT·X레이 촬영은 피하고 국제선 비행기는 안 탈 건가. 돌팔이로 매도한 과학자들과 공개 토론에 나설 의사가 있나.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한다면 당대표 자격이 없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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