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말하는 '킬러문항'은?..사교육비 경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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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등 초고난도 문제를 일컫는 '킬러 문항' 사례를 발표한 가운데, 현직 교사들은 다수의 개념 결합과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들을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것으로 꼽았다.
전남의 한 현직 국어교사는 "공교육 교육 과정 내 인정 도서같은 게 다양해 국정교과서가 아닌 이상 교과서 지문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킬러 문항은 애초에 상대평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를 고려한다면 지문은 독서 교과서 수준으로 내고 문항에서 학생들의 사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고난도 문제로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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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등 초고난도 문제를 일컫는 '킬러 문항' 사례를 발표한 가운데, 현직 교사들은 다수의 개념 결합과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들을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것으로 꼽았다. 다만 입시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이 없는 단순 수능 문제 변화만으로는 사교육 과열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는 26일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국어(7개)와 수학(9개), 영어(6개) 등 22개의 '킬러 문항'을 제시했다. 교육부 관계자와 현직 교사로 킬러문항 점검팀을 구성, 2021~2023학년도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모평)의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 출제된 문제 480문항을 점검한 결과다.
킬러 문항이 가장 많았던 수학 영역에서는 여러 개념을 결합해 과도하게 복잡한 해결을 요구하는 문항이 포함됐다. 이승민 서울 동북고 수학 교사는 "이번 6월 모평 30번 문제는 수열을 다뤘는데 교육과정 내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기 때문에 이를 벗어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킬러 문항이 배제된다고 해서 수능이 약화된다면 반대로 킬러 문항이 있어서 수능이 강화됐느냐는 또 아니다"라며 "킬러 문항이 없어도 수능에서 충분히 변별력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이과 학생 간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2023학년도 수능 수학 22번 같은 경우 미적분을 배우지 않으면 매우 복잡한 풀이를 거쳐야 하지만, 이과생들이 주로 배우는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은 '변곡점' 개념을 활용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염동렬 대전 충남고 교사는 "문제 자체가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문과에서 다루지 않는 개념을 배운 이과생이 풀이를 빨리 할 수 있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고등학교 수준에서 풀려면 복잡하지만 대학 수준의 개념을 활용하면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제는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어와 영어는 추상적이고 난도가 높은 지문이 출제된 문항이 대부분이었다. 영어의 경우 내용이 전문적이거나 추상적이라 해석을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항 등이 들어갔다. 지난 6월 모평에서 현대 철학 분야의 전문 용어를 사용한 국어의 공통 14번 문제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선택지의 의미와 구조가 복잡해 의도적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제도 킬러 문항 목록에 올랐다.
전남의 한 현직 국어교사는 "공교육 교육 과정 내 인정 도서같은 게 다양해 국정교과서가 아닌 이상 교과서 지문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킬러 문항은 애초에 상대평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를 고려한다면 지문은 독서 교과서 수준으로 내고 문항에서 학생들의 사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고난도 문제로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현장에서는 킬러 문항이 줄어든다고 해도 수능 체제가 현재와 같이 지속되면 사교육이 줄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어 교사는 "9등급제 상대평가 체제를 계속 가지고 간다면 이 안에서는 어떤 다른 제언을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환 세종 과학예술영재학교 수학 교사는 "실제로 킬러 문항이 정말 필요한 학생들의 비율은 학교에서 극소수"라며 "킬러 문항은 학교에서 다뤄질 수 없고 이는 공교육과 킬러 문항의 괴리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 시장은 (킬러문항이 배제된다고 해도) 변형된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이라며 "부모의 교육열이 사교육 시장의 원인이라면 이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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