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청소년 '43%' 인권침해 경험"...부산 인권실태 보고회
"문제아로 치부하는 건 차별적 생각…고립되지 않도록 관심 필요"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지역 학교 밖 청소년의 인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 43%가 인권침해를 경험했으며 사람들의 선입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인권센터는 26일 오후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학교 밖 청소년 당사자와 관련 종사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지역 학교 밖 청소년 인권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부산지역 학교 밖 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 보고와 학교 밖 청소년 및 관계자들의 발언, 종합 토론 등으로 전개됐다.
임애정 부산시 인권센터 인권정책팀장은 부산지역 학교 밖 청소년 인권 실태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부산지역 학교 밖 청소년 2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6명에 대한 심층 면접 조사,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종사자 46명에 대한 설문 조사로 진행됐다.
보고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의 거주지는 원도심권이 31.6%로 가장 높았고 동래권(18.4%)과 강동권(18.0%), 동부권(15.8%) 등이 뒤를 이었다.
인권 관련 협약·조례, 기관 인지 여부에 대해 응답자들은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91.5%)은 높은 비율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부산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는 모른다(49.8%)고 대답한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학교 밖 청소년 중 차별을 1회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98명)로 차별 사유는 나이와 학업, 외모나 신체조건 등을 꼽았다.
또 응답자의 43%(102명)는 인권침해를 1회 이상 당했다고 답했다.
인권침해 경험으로는 ▲학생증이 없어 요금을 더 많이 낸 경우 ▲공모전 참가 자격이 학생으로 한정된 경우 ▲대학진학 시 내신 관련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은 경우 등이 있었다.
학교를 그만둔 뒤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없다(18.5%)'가 가장 높았지만, 그다음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13.6%)이 차지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진학 정보 제공(92.3%)과 학습 또는 진로에 도움 주는 멘토(90.6%), 교통비 제공(90.2%), 대학 진학 및 입시 상담(88.9%) 등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의 종사자 고용 형태로는 정규직이 41.3%, 비정규직이 58.7%로 나타나 비정규직 비율이 과반을 차지했으며 비정규직 중 74%가 근속 기간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고용 안정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도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2년째 다니고 있는 고은혜양은 "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며 "모든 학교 밖 청소년들을 문제아로 치부하는 건 차별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쉽게 고립되곤 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의지할 곳이 부족해 범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립된 청소년들이 없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황윤미 사하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센터장은 "전국 평균적으로 학생 인구의 약 0.9%인 5만여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등교하지 않을 때 학업중단지수와 학업중단률이 줄었지만, 코로나19 완화 후 학교 등교가 다시 시작되면서 학업중단자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업 중단 사유 중 학교 부적응이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데 '청소년이 학교에 부적응' 하는 건지, '학교가 청소년에 부적응' 하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비와 꿈드림 센터로 연계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 마련 등을 위한 안정적인 사업비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제도는 적절한 예산이 따라야 제대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반선호 부산시의회 의원(민주·비례)은 학교 밖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입법적 해결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반 의원은 "지난 3월 부산시의회 의원 발의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별도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교육청의 지원 확대를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실제 행정과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느냐에 따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지원과 인권 보장의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향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교육·상담·지원기관에 대한 홍보와 협조 ▲실효성 있는 지원계획의 수립·시행 ▲학교 밖 청소년 지원위원회 구성 등을 언급했다.
박진현 부산노동권익센터 연구원은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서비스산업의 저임금과 착취 구조 속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오히려 보호 자원의 취약함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부당대우에 대처할 수 있게 학교 밖 청소년도 노동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1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 수는 전국 4만 2755명, 부산 196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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