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변성환호, 화끈한 공격 축구로 아시안컵 4강·월드컵 진출 확정
변성환 감독이 지휘하는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태국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과감한 공격 지향 축구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가 이룬 성과다. 변성환호는 2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린다.
U-17 대표팀은 25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팀 태국과의 8강전에서 4-1로 이겼다. 이로써 이번 대회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U-17 월드컵 티켓도 따냈다. 아시안컵 4강과 월드컵 진출 모두 2회 연속이다. 올해 U-17 월드컵은 11월 10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지만 준비한 대로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월드컵 티켓을 따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결과를 만들어내 매우 행복하다.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조별리그에서만 10골을 몰아치며 막강 화력을 뽐낸 변성환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골 잔치를 벌였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강민우의 헤더 골로 앞서나간 한국은 이후 12분 만에 상대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김명준과 윤도영, 김현민의 연속 골이 터지면서 대승을 거뒀다.
U-17 대표팀은 높은 볼 점유율과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조별리그에서 단 1점만 내준 태국 수비진을 경기 내내 흔들었다. 초반 2골은 프리킥 상황에서 약속된 움직임으로 만들어냈다. 세 번째 골은 상대 골라인 근처까지 깊숙이 들어가 내 준 컷백 패스가 주효했다. 경기 막판에는 김현민의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까지 나왔다.
포백을 활용하는 변성환호는 풀백을 전진 배치하고, 센터백은 간격을 넓힌 채 골키퍼까지 후방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하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4강까지 올랐다. 풀백들은 상황에 따라 안 쪽으로 들어와 중원 수 싸움에 가담하고, 측면 공격수들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했다. 후반 24분 터진 윤도영의 세 번째 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현존 최고 명장으로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국은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치른 이란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2로 졌지만, 이때도 패스로 풀어나가는 축구를 고수하며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다. 변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를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플레이 스타일, 원칙,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며 “외부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축구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1986년과 200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승자와 29일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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