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구] 좋은 소리로 모두에게 같은 감동을 주는 음향감독

한겨레 2023. 6. 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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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라는 환상을 만들다,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 - ③

우리는 공연을 관람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환상을 경험하게 된다. 관객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꿈만 같은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이들은 누굴까?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백스테이지의 피, 땀, 눈물.

자료 제공 예술의전당

음향감독은 공연의 장르에 따라 업무가 달라진다. 연극과 뮤지컬 등 극 공연 작품의 경우는 공연장의 크기와 구조, 무대 세트의 규모, 디자인, 출연진의 수, 음성 성향과 음악, 악기 구성, 연출 의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적합한 스피커의 종류와 수량, 음향 콘솔, 무선 마이크, 악기의 소리를 모을 마이크 등을 운용할 전문 인력을 구성하고 시스템을 설계한다. 이를 음향 시스템 설계라고 한다.

사람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떤 객석에서도 최대한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적절한 곳에 스피커를 배치하고, 모든 객석에 같은 음압, 같은 주파수를 들려주기 위해 음향을 튜닝한다. 또한 무대에는 배우들의 원활한 공연을 위한 모니터 스피커 시스템 설치 및 마이크와 인이어 시스템, 스태프와의 통신을 위한 인터컴 시스템을 설치한다. 공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는 여러 가지 효과음과 배경음을 녹음하거나 제작하고 프로그래밍한다. 음향 콘솔을 통해 배우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핀 마이크, 악기의 소리를 모을 여러 종류의 마이크와 효과음 프로그램 등을 점검하고 마이크의 톤을 조절한다.

이후 각각의 장면에 필요한 마이크, 음악, 효과음이 송출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한다. 이후에도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프로세싱 작업을 진행한다. 공연이 진행될 때는 무대감독의 큐와 장면에 맞춰 배우의 목소리, 음악의 볼륨을 적절하게 조정하고 프로그래밍된 시스템을 컨트롤한다. 긴 공연 시간 동안 수십, 수백 번의 큐와 아주 많은 마이크를 제어해야 하므로 단 하나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긴장 속에서 공연을 진행하게 된다.

■ 음향감독이 말하는 직업 이야기

한국란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음향감독.자료 제공 예술의전당

“음향 녹음과 편집 프로그램을 다뤄 직접 소리를 만들어보길”

한국란 |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음향감독

음향감독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역시 ‘좋은 소리’를 만드는 거겠죠?

맞습니다. 음향 엔지니어의 단순하지만 확실한 목표죠. 소리는 공기 속의 파동이에요. 이 진동에너지를 이퀄라이저, 게이트, 컴프레서 등 다양한 장비로 가공하고, 재생산해 스피커를 통해 다시 물리적인 소리로 바꾸는 게 우리의 일이에요. 소리를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유기적인 관계를 거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잘못돼도 좋은 소리가 될 수 없죠. 먼저 좋은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예술의전당 음향 파트는 유튜브 채널과 팟캐스트 등 여러 영상을 위한 음향도 만들더라고요. 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예술의전당의 기획 음악회, 교향악 축제 등 좋은 공연을 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소리로 담아 들려주기 위해 음향 파트에서 촬영과 편집, 녹음, 믹싱 등 전 과정을 맡아 제작 중입니다. 팟캐스트에서도 기획 음악회 중 곡을 선정해 라이브 음반 수준으로 들을 수 있게 업로드하고 있어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오페라극장 중, 음향감독으로서 더 좋아하는 공연장이 있다면요?

두 곳 모두 우리나라 최고의 공연장이고, 공연장의 형태와 장르, 해야 하는 업무도 달라 선택이 무척 힘드네요.(웃음) 그래도 선택해보자면 콘서트홀입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주해보고픈 꿈의 장소이고, 성공의 척도로도 여겨지거든요. 저도 음향 공부를 할 때 이곳의 음향감독이 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자료 제공 예술의전당

대학에서 음향을 전공하면 취업에도 유리할까요?

학과에서 세분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도 유리할 겁니다. 저도 음향을 전공했고요. 객석 500석 이상의 공공 공연장에서는 무대예술전문인 무대음향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3급은 꼭 따두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도 많아서 음향 녹음과 편집 프로그램인 프로툴스, 로직프로, 피라믹스 등의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 홈 리코딩을 해보며 소리를 만들어보고 음향을 편집해본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공연 업계 종사자는 남들과 다른 시간대를 살아갑니다. 공연 시간이 주로 저녁이나 주말이어서 남들이 쉴 때 일하거든요. 그럼에도 음악과 공연을 좋아하고,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음향감독이 최고의 직업이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글 전정아 ‧ 자료 제공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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