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전문가·공급자 입장에서 킬러문항 출제…깊은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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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금껏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공급자' 입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하며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공교육 교육과정 내 수능 출제가 기본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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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금껏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공급자' 입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하며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공교육 교육과정 내 수능 출제가 기본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지나치게 전문가와 공급자인 출제당국 입장에서 학생·학부모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킬러문항이 출제된 것에 대해 깊은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금이라도 더 일찍 발표해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특히 "문재인 정부 5년간 사교육 문제가 사실상 방치됐다"고 비판하며 수능 킬러문항 배제를 바탕으로 공정한 수능을 출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이 부총리 등 교육부 관계자들의 일문일답.
-- 지금껏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킬러문항 논란이 있을 때마다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다고 밝혔는데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 (이주호 부총리)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수능을 출제한다는 것은 교육부의 오래된 방침이었는데 소위 공급자, 출제당국 입장에서는 계속 지켜졌다고 주장해 왔다. 학생·학부모 눈높이에서 계속 문제가 돼 왔는데 경직적으로 그냥 원칙을 지켜왔다고만 할 수 없어서 학생·학부모 눈높이에서 철저하게 반성해보자고 킬러문항을 가려낸 것이다.
-- 수능이 문제가 되는 게 이른바 SKY나 의대에 가기 위해서다. 학벌주의나 급여 격차에 대한 내용은 대책에 없다.
▲ (이주호 부총리) 학벌주의가 사교육을 유발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소수의 소위 '명문대학'으로 일컬어지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이 너무 심하다는 부분이다. 정부가 글로컬대학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역대학 30개 정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수도권 10개 정도 대학에 집중된 경쟁이 해소될 수 있다.
-- 공정수능 평가자문위원회와 공정수능 출제자문위원회는 어떻게 운영되나.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평가자문위원회는 출제진 합숙 전·후, 즉 보안과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 킬러문항들을 어떻게(제거) 할 것인지 출제 전략을 자문해주는 역할을 한다. 출제점검위원회는 출제진 합숙에 같이 들어간다. 출제·검토위원과 함께 합숙하면서 보안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출제 중인 문제 중에 킬러문항들을 집중적·독립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이나 전문용어를 뺀다'는 등의 수능 출제 원칙을 보면 수능을 쉽게 낸다는 표현으로 읽힌다.
▲ (이주호 부총리) 킬러문항은 그야말로 공교육 내에서 다루지 않은 문항들,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공정하지 않은 문항들이다. 최소한의 공정성의 확보이고 사교육 유발의 정점에 있는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결코 변별력 확보라는 중요한 수능의 역할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고,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 킬러문항이 있으면 불수능이고 없으면 물수능이라는 것은 사교육의 논리다. 물도 불도 아닌 공정한 수능이 될 수 있다.
-- 올해 수능에서 어떤 난이도의 어떤 변별력 있는 문제가 나올지 여전히 추측이 분분하다.
▲ (이주호 부총리) 새로운 원칙을 만든다거나 새로운 유형을 만드는 게 결코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을 도려내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형이 나온다든가, 학원에서 '공포 마케팅'을 시작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데 거기 현혹되지 말라. 철저하게, 책임지고 확실히 하겠다.
(오승걸 책임교육정책실장) 전문가들은 공교육 과정 내에서도 상·중·하 난도를 충분히 구별해서 출제할 수 있다고 본다.
-- 수능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 (이주호 부총리) 전문가들과 논의해보니 문항 하나하나에 대한 정답률이나 변별도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정보들이 있는데, 공개했을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올해는 수능 킬러문항을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하므로 정보공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서 2025학년도 수능에서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국어·수학도 영어처럼 절대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이주호 부총리) 수능의 전체적인 큰 체제 개편은 사실 하기 힘들다. 다만, 출제하는 데 있어서 킬러문항을 제거하는 것은 바로 할 수 있다. 내년 수능부터는 좀 더 나은 수능 출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 대학별 고사 킬러문항 여부는 어떻게 공개할 건가.
▲ (김연석 책임교육정책관)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공개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위반 대학을 적극적으로 공개할 생각이다. 1차는 시정명령, 2차는 단위 모집별로 정원감축이 제재가 있다.
-- 이번 대책으로 예산이 추가 편성되나.
▲ (심민철 인재정책기획관) 수능시험 응시수수료 관련 범위 내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응시수수료 올린다든가 그런 부분들은 없다.
-- 맞춤형 학력 진단 권고, 자사고·외고 존치 등의 정책은 사교육 대책과 배치되는 내용 아닌가.
▲ (이주호 부총리)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을 책임학년제로 한 것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학력에 대해서 가장 궁금해하는 학년이다.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 않는지 우려가 큰데 학교에서 너무 평가를 안 하니까 학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정책을 통해서 상당히 사교육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목고 부분도 제도 도입 이후에 10년이 지나면서 상당히 많은 사교육 유발 요인들을 제거해 왔다. 추가적인 사교육 유발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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