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역전을 향한 SSG 이건욱의 투구

배재흥 기자 2023. 6.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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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우완 이건욱이 25일 삼성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SSG 구단 제공



25일 SSG가 삼성에 0-5로 뒤진 4회. 우완 이건욱(28)이 선발 조성훈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SSG 타선이 당장 다득점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 SSG가 경기 후반 반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롱맨’으로 나선 이건욱의 안정적인 활약이 필요했다.

1군 등판 기회가 적었던 이건욱 자신에게도 김원형 SSG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좋은 기회였다. 아마추어 시절 ‘동산고 에이스’로 명성을 떨쳤던 이건욱은 2014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로 SK(SSG 전신)에 입단했지만, 직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긴 재활을 거쳤다. 부상과 병역 등으로 공백기가 길었던 탓에 프로 10년 차인 그의 통산 1군 등판 횟수는 42회에 불과하다. 그는 데뷔 7년 차 2020시즌에 가장 많은 27경기에 출전했고, 그해 첫 승리를 수확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1군 경기에 한 차례밖에 등판하지 못했던 이건욱은 올 시즌도 2군에서 출발했다. 첫 등판 기회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왔다. 지난달 10일 KIA전을 앞두고 에이스 커크 맥카티가 손가락 염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게 됐고, 이건욱이 빈자리를 메웠다. 그는 당일 4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고, 팀도 5-3으로 승리했다. 빠른 공의 위력은 확인했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슬라이더가 약점으로 꼽혔다. 그는 숙제를 안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건욱은 지난 24일 올 시즌 세 번째로 1군에 등록됐다. 이번엔 SSG 우완 불펜의 핵심 자원 중 하나인 최민준의 부상 공백을 채워야 했다. 이건욱은 전날 삼성전에서 시속 140㎞ 중후반 직구와 한층 빨라진 슬라이더를 앞세워 4회부터 7회까지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그가 마운드에 안정을 가져온 사이 타선도 추격하는 점수를 냈다.

이건욱은 경기 뒤에 “1군에 다시 올라온 만큼 2군에서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타자와 승부에서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붙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시즌 준비 과정부터 다르게 임했다. 체중도 감량했고, 겨울에 (문)승원이 형과 같이 운동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올 시즌은 마운드 위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의 최종 결과는 2-5, SSG의 3점 차 패배였다. 결과를 떠나 SSG는 인천 홈팬들 앞에서 상대를 끝까지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욱 역시 프로에서 아쉬웠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한 ‘역전의 순간’을 꿈꾸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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