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문에 붙은 ‘포스트잇’이 미술 작품?
알루미늄 소재 신작 등 선보여
코리 아크앤젤(45)의 첫 인사는 농담같다. 미국 뉴욕주 버팔로 출신으로 노르웨이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타데우스 로팍에서 국내 첫 개인전 ‘✎╓✈’에서 관람객을 당황하게 할만큼 난해한 신작 4점을 선보인다. “에너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토대다.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자신의 철학의 금속과 사진, 이미지를 통해 구현했다.
아크앤젤은 드로잉, 조각, 음악, 비디오, 퍼포먼스, 게임 등 다양한 매체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2011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최연소의 나이로 개인전을 개최하며 주목받았다. 포스트 인터넷 세대를 대표하는 기술 기반 예술의 선구자로 꼽힌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단체전 ‘게임사회’에도 초기작 ‘수퍼 마리오 무비’ 등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만난 작가는 “우리가 사는 문명화된 세계의 기반은 에너지라 생각한다. 내가 사는 스칸디나비아에서도 에너지하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알루미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 재료 통해 뭘할 수 있을지 실험했다”라고 말했다.
알루미늄은 회화의 캔버스로도 변신했다. 신작 ‘알루스(Alus)’(2022~2023)는 레이저 로봇 절단기로 얇은 알루미늄 패널에 아디다스 트랙수트의 ‘삼선’을 비롯해 의류의 로고를 그려넣은 작품이다. “브랜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지 보기에 예쁘고 추상적인 것을 골랐다”라고 말했다.
2020년, 아크앤젤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가십이나 낚시성 링크를 수집하는 봇(bot)을 프로그래밍했다. 채집한 단어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사진을 다시 수집했고, 무작위로 선별된 ‘무의미한’ 텍스트를 읽는 인공지능(AI)음성이 덧붙여졌다. 1년 이상 매달린 이 작업은 무려 상영시간이 2주가 넘는 영상 ‘당신의 관심사’다. 작가의 개입없이 봇에 의해 생성된 800여 개의 영상에는 대중 문화 속 스타들의 얼굴이 흘러나왔다. ‘해독 불가한 정체불명의 기이한 혼합체’를 만들어낸 작가는 “세계는 추상적이고 혼란하다. 비둘기가 유리창에 부딪히는 모습은 우리가 우리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부딪히는것과 비슷하다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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