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감정 부추겼다"…러 2차대전 종전일 명칭 변경에 日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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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종전일의 명칭을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한 날'로 변경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일본이 "반일 감정을 부추겼다"며 발끈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법안에 대해 "러시아 국민의 반일 감정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의 반러 감정도 부추길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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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일본에 승리'…대러 제재 강화에 따른 보복 입법
(서울=뉴스1) 김성식 권진영 기자 =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종전일의 명칭을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한 날'로 변경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일본이 "반일 감정을 부추겼다"며 발끈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법안에 대해 "러시아 국민의 반일 감정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의 반러 감정도 부추길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국민 사이에 쓸데없는 감정적 대립을 추가로 만들지 않도록 러시아에 적절히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히로카즈 장관의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지 6일 만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앞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20일 표결을 통해 9월3일을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종결한 날'로 지정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2020년 제정된 관련 법률에 근거해 본래 명칭은 '대일 승전 기념일'이었지만 '군국주의에 승리한'이란 표현이 삽입된 것이다.
이를 두고 당시 히로카즈 장관은 "아직 법안이 심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논평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지난 전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러시아 측에 반복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이번 법안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일본이 대러 제재를 강화한 데 따른 보복 입법의 성격이 강하다. 법안 취지에는 "일본이 서방과 함께 러시아를 상대로 전례 없는 비우호적인 운동을 시작했다"며 일본이 러시아 지도부에 내린 개인 제재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한 조치 등이 열거됐다.
가결된 법안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상·하원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마련해 발의했지만, 실제 법안 심사는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이 추가 대러 제재를 발표하자 법안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 민간용병 조직 바그너그룹의 간부와 무기상 등 개인 24명과 78개 단체의 자산을 동결했다. 아울러 러시아 군 관련 단체 등 80곳을 상대로 산업 기반 강화에 쓰일 수 있는 부품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9일 고즈키 도요히사 러시아 주재 일본 대사를 초치해 일본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러시아 측 우려를 표명하고 대항 조치를 경고한 바 있다. 법안은 향후 상원 심사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하면 최종 발효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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