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형제' 작감 "정우 캐스팅 안심+기쁨..배현성=가능성 봤다" [일문일답]
[OSEN=박소영 기자] JTBC 새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SLL)가 오는 28일(수) 첫 방송을 앞두고,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대담 인터뷰를 공개했다. ‘기적의 형제’는 ‘부활’, ‘마왕’, ‘상어’에 이르는 3대 복수극, ‘기억’, ‘아름다운 세상’ 등 무려 24년 간 호흡을 맞춰 오며,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거장 콤비’가 선보이는 11번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에 대한 폐부를 찌르는 통찰력, 클래스가 다른 깊이 있는 서사로 한국 드라마사를 관통하는 저력을 선보여온 이들이 이번에는 “기적을 바라는 갑갑하고 힘든 현실, 소낙비 같은 시원함과 힘내라는 용기를 주고 싶은 작품”을 선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24년의 여정을 거슬러 이러한 기적 같은 작품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밝혔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이다.
-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기적의 형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박찬홍 감독(이하 ‘박’): 살다 보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길 기대할 때가 있다. 자기 앞에 닥친 부조리한 상황에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되는 경우 가끔 우리는 기적을 꿈꾼다. ‘기적의 형제’는 그 꿈을 구체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지우 작가(이하 ‘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시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쩌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일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 되어버린 것일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조차 모른 채 휩쓸려가며 각자도생을 외롭게 외치며 살고 있다.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우리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에 재미있는 드라마로 다가가고 싶었다.
- 그렇다면, 제목 ‘기적의 형제’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나?
김: 누군가 기적을 바라고 있다면 그 누군가는 지금 무척 힘든 순간에 있을 것이다.
박: 맞다. 기적을 바란다는 것은 지금의 상황이 암울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앞이 깜깜해 보이지 않더라도 주저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힘껏 용기내 나아가다 보면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김: 그래서 힘을 내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
- 무려 24년간 함께 작품을 만들어 왔다. 어떻게 보면 기적 같은 동행인 것 같은데, 이렇게 20년이 넘게 단 한 번의 외도(?)도 없이 손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박: 김지우 작가님의 대본은 그 깊이와 폭에 관한 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곱씹어보게 하는 문학적 표현이 작품 도처에 드러난다. 그게 나를 끊임없이 사유케 하고 영감을 준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든든한 내편이 있다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많은 부분 같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감독님의 연출이 훌륭하다. 대본에 대한 감독님의 이해와 해석은 깊고 풍부하다. 대본에서 놓친 부분까지 늘 염두에 두시기 때문에 영상이 깊고, 감정의 여백과 여운을 남긴다. 오랜 세월 함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데, 감독님은 매번 새롭게 느껴져 마치 처음 만나 작업하는 것 같은 긴장감을 항상 유지할 수 있다. 감독님께 배우는 것도 참 많다. 함께 작업하는 감독을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인 나에겐 큰 행운이고 기적이다.
- 두 분이 작품을 구상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촬영에 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하다.
김: 평소에 감독님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독서는 감독님과의 소통에 가장 큰 도구이기도 하다. 감독님이든 나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면 대화를 나눈다.
박: 평균적으로 3년에 한 작품씩 하는 편이다. 한 작품이 끝나면 오랫동안 세상을 관찰하고 얘기를 나눈다.
김: 그렇게 시작된 얘기가 변주를 거듭하다 보면 드라마로 탄생된다.
박: 그러다 어느 날 “이거다!”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 ‘기적의 형제’ 동주와 강산은 작가가 되고 싶은 결핍인간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의 조합이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 인간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동주는 결핍인간이고 강산은 능력자처럼 보이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고 특별한 능력이 오히려 강산에게 결핍을 가져온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적이 되는 순간은 바로 그렇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순간인 것 같다.
박: 드라마는 결국 결핍된 인간들의 이야기다. 결핍을 채워 나가는 과정이 드라마다.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초능력 소년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살다 보면 마음은 굴뚝 같은데 용기가 없어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선량한 마음과 결핍으로 말미암은 파괴적 마음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강산은 마음만으로 존재하는 그것을 초능력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준다. 갑갑한 현실에 조금이나마 소낙비 같은 시원함을 선사하고 싶었다.
김: (강산의 초능력에 대해 덧붙이자면) 기획의도에 이런 내용이 있다. “사실은 그렇다. 타인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치유한다는 것, 초능력이 필요할까?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손을 잡아주는 것, 골백번도 더 들어온 지겹도록 쉬운 방법, 나, 나, 나만 외치지 않고 잠깐이라도 옆을 돌아보는 그 순간, 우리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기적의 순간이 아닐까?”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 그런 의미에서 꾸준히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보듬고 연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메시지는 언제나 뼈아픈 상처와 고통을 통해 전해진다.
김: 불행을 경험해보지 못해도 행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불행을 경험한 사람이 찾아낸 행복에 비하면 그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문제는 거창한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매일매일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 속에서 모두가 고민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당연히 고민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않을 때, 인간은 외롭고 쓸쓸해지고, 세상은 꾸준히 나빠질 것이다. 드라마의 한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화두를 드라마에 녹이고 싶다는 순진한(?) 열망이 있다.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적이 될 수 있다.
박: 드라마보다 더한 상처와 고통들이 우리 주위를, 사회를 배회한다. 우리는 그것들을 외면하려 하고 외면하고 있지만 방치하면 상처를 더 크게 키울 뿐이다. 그러므로 상처는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치유하려면 그 고통과 상처에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고 그러자면 그것들을 마주볼 수 있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수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는 한 인간의 폭력을 단서로 고고학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원인을 탐구한다.
- ‘기적의 형제’를 연기한 정우와 배현성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김: 정우 배우는 평소에 정말 함께 하고 싶었다. 동주 역에 확정됐을 때, 안심이 되고 기뻤다. 연기력이야 익히 알고 있었고, 작품에 임하는 성실함, 열정, 진정성이 있는 훌륭한 배우더라.
박: 배현성 배우의 경우 오디션에서 섬세함의 가능성을 봤고 기대가 됐다.
- ‘기적의 형제’는 어떤 작품이 되길 바라나?
김: 개인적으로 새로운 출발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기를 바란다.
박: 전작들과 다른 시도를 한 첫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모쪼록 시청자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기적의 형제’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
김: 동주와 강산의 희노애락 브로맨스와 각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과거와 현재를 잇는 미스터리를 놓치지 마시라. 생동감있고 인물들의 내면을 비추는 깊이 있는 영상미도 놓치지 마시라.
박: 상처로 인해 과거에 저당잡힌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휘황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인질로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지금의 즐거움을 위해 현재에 매몰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들 삶이 유한하다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을 깨닫고 부디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아가기를 권해드린다. 그러면 카이로스의 순간을, 별처럼 빛나는 기적의 순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바라건대 대본 깊은 곳에서 빛을 뿌리고 있는 보석들을 캐내는 기쁨을 누려 보시기 바란다. 무엇보다 나는 배우들의 초연을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크나 큰 혜택을 누렸다. 초연을 감상할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제는 여러분과 함께 그 기쁨을 나누고자 한다. 그들의 영롱하게 반짝이는 연기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한편, JTBC 새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는 윤동주’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빚뿐인 작가 지망생 ‘육동주’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소년 ‘강산’이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진실 찾기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로 오는 6월 28일 수요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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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I,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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