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못 푸는 생과 문제" 킬러문항 배제 긍정적…수능 바로 적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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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내놓은 '사교육 경감대책'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올해 수능부터 적용된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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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생명과학 일부 문제는 의사인 저도 풀기 어려웠어요" "세미 킬러 문항이 여러 개 들어가면 변별력이 확보되지 않을까요"
정부가 26일 내놓은 '사교육 경감대책'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개편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춘다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다만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올해 수능부터 바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또 실제 사교육비 경감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에서 소위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현장 교사 중심의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와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설치해 시험 전후, 출제단계에서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킬러 문항' 제외 긍정적…올 수능부터 적용 '부담'
고3 자녀를 둔 의사인 김혜은(46·여)씨는 "이번 발표가 단순히 수능을 쉽게 내라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교과 내용 배웠을 때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내라는건데 그동안 킬러 문항이 대학에서 배우는 것 이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학원에 의지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과학 같은 과목은 의대 출신도 풀기 어려울 정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1 자녀를 둔 오모씨(50·남)도 "킬러 문항은 도저히 풀기 어려운 문제로 떨어트리려고 작정한 문제"라며 정부 대책에 공감을 나타냈다.
반면 국내 최상위권 자사고에 재학 중인 고3 조모군(18·남)은 "9월 모의고사부터 정책이 바뀔텐데 바뀐 문제 경향을 준비할 시간이 두달 정도밖에 없다"며 "확실하게 변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킬러 문항을 더 좋아하는 애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올해 수능부터 적용된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고2인 최모군(17·남)은 "입시의 전체적 방향성을 수정할 거면 예고를 하고, 시간을 거쳐서 검토를 해서 정해야지 당장 올해부터 적용한다고 하면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매번 물수능이다, 불수능이다 말이 많은데 이번 킬러 문항 배제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씨는 "예측 가능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입시를 위해 몇년간 달려 온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갑작스러운 발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진짜 줄어들까…현직 교사들 "지켜봐야"
이번 대책으로 실제로 사교육이 줄어들 것인지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현직 교사들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서울 지역 고교에서 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한 30대 교사는 "장기적 안목에서 이번 정책 및 대입 전형에 대한 촘촘한 후속 대책이 나온다면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번에 사교육을 타기팅해서 수능 변별력을 떨어트리겠다는 게 수시를 늘리겠다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결국 교육 철학 부재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산 지역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장모씨(33·남)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같은 수시를 주요 대입 전략으로 하는 지방 일반고 입장에서는 당장 큰 혼란과 변화가 느껴지진 않는다"며 "사교육 시장은 언제나 제도의 변화에 적응했고 수요에 따라 규모가 증가해 왔다"고 말했다.
천안 지역 고등학교 교사인 서모씨(32)는 "킬러 문항의 존재가 사교육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대학을 나와야 사람 구실을 한다는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로 사교육 시장이 확대된 거지 단순히 수능이 어려워서 사교육을 받는 게 아니다. 1등부터 꼴등까지 사교육을 받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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