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비밀유지 의무 강화···강의 등 영리행위도 막는다

[사교육 경감 대책]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운영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앞으로 수능 출제위원으로 활동할 경우 일정 기간 강의나 집필 등의 영리 행위가 금지된다. 또 현재는 수능 출제위원이 대학교수 중심이지만 이를 고등학교 등 교사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사교육 경감 대책’ 브리핑에서 출제위원의 책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남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수능 출제위원 경력을 이용해 사교육을 부추겨왔던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출제위원의 비밀 유지 의무 범위를 확대하고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강화해 사교육 시장과의 유착을 방지하기로 했다. 현재 수능 출제위원들에 대해서는 출제 참여 경력 노출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향후 일정 기간 수능 출제 관련 강의·집필·자문 등의 영리 행위를 할 수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5학년도 수능부터는 출제진을 현장 교사 중심으로 구성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수능 출제위원 비율은 대학교수 55%, 교사 45% 수준이다. 이와 함께 같은 해부터 문항별 교육과정 근거 외에 수능 문항 정보를 추가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추가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사교육 이권 카르텔’ 근절에도 적극 나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현재 사교육 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들도 불행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학력은 저하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취한 방향 자체는 맞는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킬러 문항과 관련해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에 대한 부조리 신고를 접수·처리하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 센터를 설치하고 2주간의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또한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협력해 부당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신고되거나 모니터링된 일부 수능 전문 대형 입시 학원의 카르텔 및 부조리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단호히 조치할 계획이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