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킬러문항' 현장교사가 출제단계부터 걸러낸다… 교육부 사교육 경감대책 발표
2025학년도 수능부터 교사 중심 출제진
출제위원 영리행위 금지
‘공공 컨설팅’ 등 공교육 입시준비 지원
‘킬러문항’ 수능 제외 방침을 밝힌 ‘교육부가 연 26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사교육 경감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우선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 ‘공공 입시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편법운영 단속과 ‘초등 의대 입시반’ 실태점검을 하는 한편, 늘봄학교 확대와 만 3∼5세 교육과정(누리과정) 개정을 통해 유·초등 사교육 수요도 줄인다.
◇ 킬러문항 핀셋 제거…‘공정 수능 점검위원회’ 신설
교육부는 먼저 공교육 중심의 ‘공정한 수능’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교육에서 성실하게 학습한 학생들이 수능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킬러문항은 핀셋으로 제거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수능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적정 난도와 변별력을 갖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교사를 중심으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수능 출제 단계에서 킬러문항을 걸러낼 계획이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는 교사 중심으로 출제진을 구성하고, 수능 문항 정보도 추가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확히 어떤 정보를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수능 킬러문항과 관련해 학생·학부모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광고를 막고자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를 받고, 일부 수능 전문 대형 입시학원의 부조리는 관계기관과 단호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 ‘영유’ 편법운영·‘초등 의대 입시반’ 등 점검
유·초등 단계에서의 사교육비 경감도 추진한다.
유아 단계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을 대비한 사교육 수요를 고려해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확대해 운영하고, 영어·예체능 등 수요가 많은 방과후 과정을 위해 재정 지원도 늘린다.
숲·생태·아토피 치유 등 다양한 테마형 유치원도 지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학부모의 유아교육 수요와 유보통합 계획을 고려해 3∼5세 교육과정(누리과정)도 개정한다.
유아 사교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아 사교육비 조사를 신설하고, 이른바 유아 영어학원을 유치원처럼 운영하는 편법 사례도 단속한다.
초등 단계에서는 돌봄수요가 사교육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늘봄학교와 초1 에듀케어를 확대하고, 체육·예술 프로그램도 늘린다.
‘초등 의대 입시반’ 등 신규 사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실태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 국어영역 ‘집게발 길이’ 추정 문제 등 킬러 문항 공개
교육부가 공개한 국·영·수 킬러 문항 사례를 보면 2021학년도 수능에서 1개, 2022학년도 수능 7개, 2023학년도 수능 7개,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7개 등 총 22개다.
영역별로는 국어 7개, 수학 9개, 영어 6개다.
수학에서는 최근 6월 모의평가에 수학 공통과목의 21번과 22번과 선택과목 ‘미적분’에서 마지막 문항인 30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22번의 경우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세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해 공교육 학습만 받은 학생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어에서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몸과 의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다룬 지문을 읽고 추론하는 14번,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에 달린 3점짜리 질문인 33번이 전문 용어 사용, 높은 수준의 추론 등을 이유로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
영어에서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33번, 34번, 2023학년도 수능에선 34번과 37번, 2022학년도 수능에선 21번과 38번이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
교육부는 선정 이유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 구조로 구성돼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 “형평성 탓 킬러 문항 배제해야” vs “난도 안 어려운 문제도 포함”
킬러 문항 배제 방침 자체를 놓고서는 대체로 교육계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현 수능 출제 구조상 최상위급 변별을 위해 어느 정도 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학 전공자가 풀기에도 난해하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들도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나온 직후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킬러 문항 배제 방침과는 별도로 교육부의 킬러 문항 선정 기준이 모호해 수험생들의 혼란은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발표하면서 정답률 등 정량적인 지표는 참고로 활용했을 뿐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킬러 문항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그간 교육부는 매번 수능 때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다고 설명해왔다.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9학년도 수능부터 교육과정 안에서 어떤 성취기준을 충족해야 풀 수 있는지 개별 문항의 출제 근거도 공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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