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두리안’ 삐끗한 임성한, 암세포는 통했지만 고부 동성애는 공감 無[Oh!쎈 이슈]
[OSEN=강서정 기자] 막장 대모 임성한 작가의 실수인 듯 하다. ‘오로라 공주’에서 선보였던 ‘암세포’ 대사는 황당하긴 했지만 웃기기라도 했는데 ‘아씨 두리안’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설정은 재미도 없고 공감도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TV CHOSUN 토일드라마 ‘아씨 두리안’(극본 피비(Phoebe, 임성한), 연출 신우철, 정여진)은 단씨 집안의 별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때마침 월식이 진행된 순간 등장한 정체 모를 두 여인과 단씨 일가의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시대를 초월한 운명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임성한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판타지 멜로 드라마로, ‘막장 대모’가 집필한 만큼 자극적인 막장 소재들을 어떻게 판타지 멜로라는 장르로 풀어낼지 기대를 모았다.
앞서 임성한 작가가 2015년 ‘압구정 백야’로 절필 선언을 한 지 6년 만에 복귀해 TV CHOSUN에서 선보인 ‘결혼작가 이혼작곡’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역시나 임성한 작가 특유의 독특한 장면들이 등장하긴 했다. 시즌2 엔딩에서 파격적인 커플 체인지 결말 후 시즌3에서 귀신이 나왔다. 사망한 신기림(노주현 분)의 영혼에 빙의된 캐릭터들의 무맥락 행동과 저승사자 등이 나타나 ‘역시 막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뿐 아니라 임성한 작가는 주인공의 정체가 인간이 아닌 AI라며 “뇌사에 빠진 서동마(부배 분)는 신경외과 박사 출신이자 SF전자 회장인 아버지 서 회장(한진희 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해 형인 서반(문성호 분)에 이어 인공지능(AI)이 된다”고 설명해 시청자를 황당케 했다.
임성한 작가가 그간 워낙 해괴한 스토리를 선보였기 때문에 전작에서 귀신, AI 소재는 크게 놀랍지도 않았다.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니까”라고 이해하며 드라마를 시청했다.
2015년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도 설설희(서하준 분)가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내가 죽이려고 하면 암세포들도 느낄 것 같아요.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 텐데 같이 지내보려고 해요”라는 기괴한 대사도 황당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의 실소를 터뜨리긴 했다. 이 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가 될 정도다.
그런데 ‘아씨 두리안’은 얘기가 다르다. 처음 판타지 멜로 장르에 도전한다기에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 그 이상이었다. 임성한 작가가 고부 동성애를 그린 것.
그동안 드라마에 동성애 소재가 종종 등장했고 이는 매번 화제가 됐다. 소수자들의 사랑을 조심스럽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가 내놓은 고부 동성애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전혀 사지 못하고 있다.
‘아씨 두리안’ 방송 전 티저 영상에 며느리 장세미(윤혜영 분)가 시어머니 백도이(최명길 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하려고 다가가는 장면을 담겼다. 첫 회 방송에서는 장세미가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백도이에게 “어머님 사랑해요, 며느리가 아닌 여자로서요”, “지극히 좋아하는 거요. 옛날 표현으로 연모인가요? 안아드리고 싶어요. 저도 안기고 싶고. 못 느끼셨어요?”라고 고백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드라마에서 고부관계를 긍정적으로 다루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그려진다. 사실 현실에서도 훈훈한 고부관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임성한 작가는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의 얘기를 그렸다.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공감도 얻지 못하고 ‘암세포 대사’처럼 웃기지도 못했다.
결국 ‘아씨 두리안’은 2회 시청률이 떨어졌다. 1회가 기록한 4.167%에 비해 0.812%P 하락한 3.355%를 기록했다. 보통 토일드라마 시청률이 토요일보다 일요일이 더 높게 나오는데 ‘아씨 두리안’은 이와는 반대로 토요일보다 일요일 시청률이 더 낮게 나왔다. 무엇보다 ‘아씨 두리안’ 1회 시청률은 최근 임성한 작가 드라마 첫방 시청률 중 최저다.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서 등장 인물들이 어이 없는 이유로 개죽음을 맞이하고, 귀신에 빙의되고, ‘신기생뎐’에서 아수라(임혁 분)가 눈에서 레이저 빔을 쏜 내용 등까지 욕하면서 봤고, 때문에 임성한 작가 드라마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씨 두리안’은 웃음도 안 나오고 공감도 안 되는 고부 동성애를 그리고 있어 앞으로 시청률을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angsj@osen.co.kr
[사진] TV CHOSUN 제공,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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