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는 수능 만든다…공정수능출제점검위 운영
현장 교사 중심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도 운영
내신평가도 공교육 안에서 이뤄지도록 검토 강화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정부가 누구나 학원 도움 없이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킬러문항 없는 공정한 수능을 만든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가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재를 강화해 공정한 입시 체제 구축에도 나선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대책을 26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했다.
먼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들에게 유리한 소위 '킬러문항'은 제거한다. 2021년부터 2023학년도까지 최근 3년간 수능 시험과 올해 6월 모의평가의 국어·수학·영어 영역을 분석해 총 22개 킬러문항 사례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킬러문항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복잡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공통점들이 엿보였다.
수학은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대학에서 배우는 개념을 활용한 문항도 있었다.
국어는 추론해야 할 정보 양이 과다하거나 국어 독해력보다는 과학 및 수학 분야 배경지식의 차이와 수학적 이해 능력이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 눈에 띈다.
영어는 생소한 서양 철학의 추상적 개념과 내용을 이해해야만 빈칸 추론이 가능한 문항이 대다수였다.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려운 어휘 및 문장구조로 구성된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킬러문항을 없애면서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가진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수능 출제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평가원 내에 교육과정 이해도가 높은 현장교사를 중심으로 가칭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한다. 시험 전에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지문·풀이방법·어휘 등을 활용한 출제전략 수립 자문 역할을 한다. 시험 후에는 출제 평가와 개선안 마련을 자문하게 된다.
출제 단계에서는 현장교사 중심으로 가칭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한다. 교육청 등 평가원 외부에서 위원을 추천해 독립적 판단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수능 출제위원의 책무성도 강화한다. 출제위원의 참여경력 노출을 금지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향후 일정기간 수능 출제 관련 강의·집필·자문 등 영리행위를 금지한다. 필요 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학생 누구나 사교육 도움 없이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공정한 입시 체제 구축에도 힘쓴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교사가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명확히 공개해 위반 대학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추후 재발방지 현황을 점검한다.
학교 수행·지필평가도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지도록 교차검토를 강화하고 선행학습 영향평가도 엄정하게 시행한다.
사교육 카르텔을 근절하기 위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해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둔다. 수능 킬러문항과 관련해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 사교육 부조리에 범정부가 집중 대응한다는 취지다. 신고된 일부 수능 전문 대형입시학원의 카르텔과 부조리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조치한다.
근본적인 사교육 수요 경감에도 나선다. 21일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과 연계해 학생들이 EBS를 활용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EBS 시스템을 개편한다. 유료 강좌를 무료로 전환한다. 고등학교 수험생이 사교육 없이도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수능 연계 교재 기반의 수준별 학습 콘텐츠도 대폭 확대한다.
초등 단계에서부터 돌봄 및 체육·예술 사교육 수요를 국가 책임 교육·돌봄 체제로 흡수한다. 기존 오후돌봄을 아침·틈새·오후·저녁 및 방학 중 돌봄으로 다양화하는 늘봄학교를 확대한다. 수영장 등 체육·예술 시설을 점진적으로 확충한다. 지역대학과 태권도협회 등 민간단체, 지역사회가 참여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육·예술 활동도 지원한다.
사교육 없이도 소프트웨어·인공지능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을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새싹 캠프도 확산한다. 의대입시반과 영어캠프 등 기존 학원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사교육 실태점검과 지도에도 힘쓴다.
유아 학부모의 교육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유아 공교육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초등 입학을 대비한 사교육 수요에 대응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연계하는 이음학기를 운영한다. 유아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놀이중심 언어교육을 선보이고 초등학교 1학년 통합교과를 연계하는 등 초등학교 적응을 지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학부모의 유아 교육 수요를 유보통합에 적극 반영해 유보통합 모델 시안을 올 하반기에 제시한다. 3~5세 교육과정도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해 개정한다.
학부모가 불안감으로 사교육에 과잉 의존하지 않도록 학부모와의 소통 기회도 늘린다. 학부모모니터단 등 정책 참여기회를 늘리고 토크콘서트 등 대국민 캠페인으로 정부의 사교육 경감 의지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복잡하고 난해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학부모·교육청, 관계부처, 나아가 지자체·민간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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