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22개 콕 짚고 단속 강화…9년 만의 사교육 대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으로 꼽았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 문항' 사례 22개를 공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수능 문제 출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내놨다.
나아가 학생들이 수능 고득점을 위해 사교육을 찾는 상황을 개선하는 한편, 논술과 같은 대학별 교사와 수행·지필평가 등 내신 시험도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 고사와 내신 지필·수행평가도 공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대통령 수능 논란]
정부가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으로 꼽았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 문항’ 사례 22개를 공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수능 문제 출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내놨다. 나아가 학생들이 수능 고득점을 위해 사교육을 찾는 상황을 개선하는 한편, 논술과 같은 대학별 교사와 수행·지필평가 등 내신 시험도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하고 “과도한 사교육으로 학생, 학부모와 교사가 모두 힘든 와중에 학원만 이익을 취하는 상황을 뿌리뽑기 위해 공정한 수능 평가를 확실히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사교육 대책이 나온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총액이 2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지난 3월 나온 뒤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과 연계한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지적하자 당정을 중심으로 ‘수능 사교육을 잡아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번 대책에서 대입 사교육 대책은 킬러문항 배제에 초점을 맞췄다. 일단 교육부는 ‘정부가 말하는 킬러 문항이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킬러문항 출제를 이유로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경질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며 킬러문항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정의가 공개된 것이다. 통상 입시업계에서는 정답률이 낮은 문항을 킬러문항으로 꼽아왔는데 교육부는 이런 수치를 기준으로 삼진 않았다. 아울러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출제에서 배제하는 것을 앞으로 수능의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킬러문항을 배제하면 결국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고등학교 수준 안에서 어려운 질문과 전문 용어, 개념을 결합해 출제하는 등의 방법들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렇게 출제한다면) 어느 정도 수능에서도 적정한 변별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3년 간 수능과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문제 가운데 정부가 ‘킬러 문항’이라고 보는 문제들도 공개됐다. 국어 7건, 영어 6건, 수학 9건 등 22건이 킬러문항으로 지목됐다. 이들 문항의 과목별 정답률은 국어 15∼36.8%, 수학 2.9∼14%, 영어 17∼29.1%였다.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 또 수능 출제위원은 출제위원 참여 경력을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금의 의무사항에 더해 앞으로 일정 기간 수능 출제와 관련한 집필과 강의, 자문 등 영리행위도 할 수 없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 고사와 내신 지필·수행평가도 공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앞으로 논술·구술 등 대학별 고사가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명확히 공개하고 위반 대학에 엄중한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또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등 내신 평가도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내 교과협의회를 통해 교차 검토를 강화한다. 자사고 존치로 사교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면접 문항을 공개하고 선행학습 유발요인을 점검·조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단계에서 이뤄지는 돌봄 사교육의 경우,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이 주로 제시됐다. 초등돌봄 유형을 다양화하고 시간을 연장하는 늘봄학교 정책을 확대하고, 사교육 수요가 많은 예술‧체육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확대한다. 또 체육과 예술 분야에 학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학교를 신축‧개축할 때 수영장 등 체육‧예술시설 확대해 짓도록 한다. 이밖에 사교육 없이도 소프트웨어(SW)나 인공지능(AI) 등의 분야를 학습할 수 있도록 대학·민간기업 등과 연계한 ‘디지털 새싹캠프’를 운영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찬성 일색’ 오염수 토론회에 야당 비판…정부, 고강도 여론전
- 장맛비 오늘 아침까지 최대 200㎜…“출근길 주의”
- 한동훈 폰 분실에 ‘강력계 형사’ 투입…시민이 찾아줬다
- 경북 영주 ‘표범 추정 발자국’, 확인 결과 ‘개 발자국’
- ‘독’ 풀린 바다…매일 200번 “돌고래·바다사자 죽어요” 신고
- 정부, 라면 이어 밀가루값 압박…제분업계 “원맥 때문에” 난색
- 배신당한 푸틴, 내년 대선 또 나올까…바그너 반란에 ‘휘청’
- 검사 출신 박인환 “문재인 간첩인 걸 국민 70% 몰라” 막말
- “아들 마지막 알아야”…이태원 유족, 아이폰 잠금해제 소송 제기
- ‘황의조 영상’ 판매·공유…‘디지털 성범죄’ 처벌 각오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