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발목 잡힌 '우주항공청 특별법'…박완수 "이해하기 어렵다" 비판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 불발 우려 "정쟁 도구 삼아서는 안 돼"
"해외 지방정부와 경쟁해야, 해외사무소 모두 정비할 것"
"도내 대학 수요자 중심 구조조정 미흡"
"남해안 관광개발 투자유치 설명회 정례화"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우주항공 성공 모델을 고민했던 박완수 경남지사가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여야 대치로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는 데 대해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 지사는 26일 도청에서 열린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세계가 우주경제 시대를 대비해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비판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와 경남도의 목표는 올해 안에 우주항공청을 사천에 개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상임위에서조차 논의가 여야 대치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청까지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법의 시행일을 보면 '공포 후 6개월 후'라고 명시돼 있다. 이대로라면 6월 말까지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해야 하지만, 관련 법안이 3개나 돼 심사 과정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주항공청 사천의 연내 개청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박 지사는 "특별법이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 우주항공산업에 대한민국이 뒤쳐지지 않게 법안이 조속하게 통과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툴루즈 우주센터 등을 둘러본 박 지사는 우주경제 비전 실현을 위한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툴루즈 우주센터가 사천의 우주항공청 설립 환경과 흡사한 점을 소개하며 "우주 관련 기관, 산업, 인력을 집적화하고 초기 창업 기업 기반과 인력 양성 등으로 사천 우주항공청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자치단체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세계 지방정부와도 경쟁하기 위해 경남도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배울 것은 배워 외국의 지방정부와도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도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이번 유럽 출장을 계기로 해외사무소를 전면 정비할 방침이다.
그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정부는 투자청에서 해외에 지사들을 상주시키고 있다"며 "창업과 투자유치 분야에 모든 기관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글로벌 행정의 전초기지로서, 경남의 6개 해외사무소를 모두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박 지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창업 집적시설인 파리 스테인션F를 거론하며 "민간 주도의 창업타운으로 조성된 파리 스테이션F는 폐지된 역사를 이용해 창업타운을 만들어 3천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고, 17개의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켰다"며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비제조업 분야의 창업타운을 동부권에 조성하라"고 주문했다.
박 지사는 도내 대학들이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에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수요자 중심의 대학구조개혁 보고서'에서 경남의 신입생 충원율이 87.5%로, 전국 최저를 기록한 점을 지적하며 "비수도권 국립대학의 구조조정이 미흡했고, 신입생의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취업의 질 개선 등 수요에 부응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도내 대학들과 협업해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경상국립대와 인제대가 글로컬대학으로 예비 지정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도청과 대학, 유관기관과의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오는 10월에 모두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박 지사는 남해안 관광 개발에 대해 부산·전남과 함께 투자유치 설명회를 정례화화는 방안을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또, 경상남도의 해외 공식 명칭이 정리가 안 된 점 등을 언급하며 "경남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경남의 상징이나 문양, 깃발 등을 정리해 차별화하는 것이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정부 공모사업과 관련해 "애초 목적대로 진행되고 예산이 취지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했고, 환경부의 국가녹조대응센터 예산 반영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입법 노력도 강조했다.
박 지사는 최근 독일과 일본의 출산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장려금 지급 등 예산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단란하고 모범적인 가정 발굴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족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박 지사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산사태 방지, 지하차수벽 설치 등 도민 안전을 위해서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사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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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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