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킬러문항 기준 제시, 키워드는 '복잡 계산·실수 유발·전문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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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6일 최근 3개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1일 실시된 6월 모의평가의 '킬러문항' 22문제를 공개했다.
국어의 경우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전문용어를 사용해 배경지식을 가진 학생에게 유리한 지문, 수학은 여러 개의 개념을 결합해 과도하게 복잡하고 실수를 유발하는 문제가 킬러문항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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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6일 최근 3개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및 올해 6월 모의평가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 '킬러문항'으로 분류된 22개 문제를 공개했다. 국어의 경우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이나 전문용어를 사용해 배경지식이 있는 학생에게 유리한 문제, 수학은 여러 개의 개념을 결합해 과도하게 복잡하고 실수를 유발하는 문제가 킬러문항으로 분류됐다. 교육부는 앞으로 수능에서 이 같은 킬러문항이 출제되지 않게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오는 9월 모의평가 출제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교육부 관계자와 현직 교사로 킬러문항 점검팀을 구성, 2021~2023학년도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의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 출제된 문제 480문항을 점검한 결과 국어 7개, 수학 9개, 영어 6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킬러문항이었다고 분석했다. 과학·사회탐구에 대해선 전수 분석을 하진 않았으나, 6월 모의평가 생명과학Ⅱ 15번 등 4개 문제를 킬러문항의 사례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과학·사회탐구 문제도 조만간 전수 분석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국어: 고교 수준 넘는 전문용어·실수 유발하는 선택지
교육부는 국어 영역 킬러문항에 대해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과 전문용어를 사용해 배경지식을 가진 학생이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는 문항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파악이 어려운 문항 △선택지의 의미와 구조가 복잡해 의도적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이라고 규정했다. 6월 모의평가 국어 14·33번, 2023학년도 수능 국어 15·17번 등이 킬러문항으로 분류됐다.
6월 모의평가 14번 문제의 경우 철학자 존 설의 기능주의 비판론 등 철학적 개념을 다룬 독서(비문학) 지문이 출제됐다. 지문엔 '동일론' '기능주의' '심적 상태' '파생적 상태' 등 생소한 개념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낯선 현대 철학 분야의 전문 용어를 다수 사용해 지문 이해가 매우 어렵고, 선택지로 제시된 문장도 추상적"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수능 15·17번은 기초 대사량에 관한 과학 연구를 다룬 지문이 쓰였는데 "국어 독해력보다는 배경지식의 차이와 수학적 이해능력이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1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엔 킬러문항이 없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2021학년도 수능 국어가 우리가 지향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고 난이도 있는 문항으로도 변별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학: 지나치게 복잡한 해법·선행 학습자가 쉽게 푸는 문제
수학 영역에선 △여러 개의 수학적 개념을 결합하여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나 고차원적 해결방식을 요구하는 문항 △대학 과정 등을 선행학습한 학생이 출제자가 기대하는 바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킬러문항 분류 기준으로 꼽혔다. 6월 모의평가에선 공통과목 21·22번과 미적분 30번, 2023학년도 수능에선 공통과목 22번과 미적분·확률과통계 30번이 킬러문항으로 분류됐다.
6월 모의평가 21번은 문제를 통해서 측정하려는 목표와 관련 없는 불필요한 계산 과정이 정답을 찾는 데 쓰이는 점이 지적됐다. 객관식이었다면 세 가지 명제 중 옳은 것을 모두 찾는 5지 선다형으로 출제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실제로는 세 가지 명제의 참·거짓 여부에 따라 각각 다른 수치를 부여한 후 세 수치를 더하라는 주관식 단답형 문제로 출제됐다. 교육부는 "주관식 문항으로 제시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명제의 개념을 도입하여 수험생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22번의 경우 "다항함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 문제 해결 과정이 복잡하고 고차원적 접근방식을 요구한다"며 "공교육 학습만으로 이러한 풀이 방법을 생각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영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지문, 과도하게 길고 복잡한 문장
영어 영역에선 △전문적인 내용 또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영어를 해석하고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문항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과도하게 길고 복잡한 문장을 사용해 해석이 어려운 문항 등이 킬러문항 사례로 꼽혔다. 6월 모의평가의 33·34번, 2023학년도 수능의 34번 등이 킬러문항으로 분류됐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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