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수능'으로 '26조 사교육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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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발표한 사교육 경감대책은 '공정 수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사교육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 때문인데 수능에 교과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 문항'이 출제되고, 대형 입시학원이 이를 '불안 마케팅'으로 이용하면서 사교육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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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막는 게 관건" vs "사교육 여전할 것"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정부가 26일 발표한 사교육 경감대책은 '공정 수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사교육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 때문인데 수능에 교과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 문항'이 출제되고, 대형 입시학원이 이를 '불안 마케팅'으로 이용하면서 사교육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했다.
지난 2022년 초중고 전체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 수준인 26조원에 달했는데, 교육부는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방과후 교과 보충을 늘려 사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면 사교육비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검토 방식부터 대대적으로 손질할 계획이다.
킬러 문항을 제거하기 위해 수능 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내에 현장교사를 중심으로 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자문위는 수능 전에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지문·풀이방법 등을 활용한 출제전략 수립을 자문하고, 수능 이후에는 출제 평가 및 개선안 마련을 자문하게 된다.
또 출제 단계에서 현장교사를 중심으로 한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하고 수능 출제위원이 수능 이후 강의·집필·자문 등의 영리행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이를 금지하도록 법령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는 개념·원리 중심으로 수능의 출제 방식을 개선하고 현재 대학교수가 중심이 된 출제진도 현장교사 중심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불안 마케팅'으로 배를 불리는 대형 입시학원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학원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구성한 공정위, 경찰청, 서울·경기교육청,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통해 고액 사교육을 조장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에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하는데 사교육 부당 광고 등에 대한 전문 모니터링도 병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대구를 대상으로, 하반기에는 입시 학원의 '불안 마케팅'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한 교육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정부의 방향은 옳다. 교육 과정에 충실해도 대학을 가는 게 불가능하다면 문제가 있다"며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초고난도의 문제를 내는 것은 공교육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다만 일부 학원에서 준킬러 문항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런 풍선효과를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며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얼마만큼 흡수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학령인구 감소에도 대입 경쟁이 여전한 이유는 대학 진학이 목표가 아니라 상위서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인데 사교육비는 이 때문에 증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입시경쟁과 사교육비는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소재 한 고교의 입시 담당 교사도 "수능을 잘 보면 대학에 진학하는 시스템 때문에 킬러문항이 나오든, 배제되든 수능을 잘 보기 위해 학원에 가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킬러문항의 출제 배제가 사교육비 감소와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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