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문항, 핀셋 제거…대학별고사도 ‘공교육 범위 내’
최근 3년 킬러문항 22개…“교과과정 벗어나”
학부모 불안 자극하는 사교육 광고도 관리
초등 의대입시반·영어유치원 편법행위 감독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교과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가 사라진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 역시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하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6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힘든 와중에 학원만 이익을 취하는 공정하지 않은 상황을 뿌리 뽑기 위해 교육부는 공정한 수능 평가를 점진적·단계적으로 확실히 실현하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사교육비는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전년(36만7000원) 대비 11.8% 올랐다. 이는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늘어난 수준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과정 내 수능, 이른바 ‘공정 수능’ 출제를 주문하고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엄단을 요구하며 이번 사교육 경감 대책이 최종 마련됐다.
교육부는 공정한 수능 평가를 실현하기 위해 킬러문항이 핀셋 제거된 수능을 준비한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수능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킬러문항을 제거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최근 3년간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의 국어·수학·영어·과학 문항을 분석한 결과 총 26개의 킬러문항을 찾았다. 교육부는 △교과과정 벗어난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으로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의도적으로 지문·선택지에 실수를 유발하는 요소가 있는 것 등을 킬러문항으로 정의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 선별시 정답률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으나 사후 점검했을 때 정답률이 낮은 문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사를 중심으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와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수능 출제 단계부터 킬러문항을 점검, 걸러낼 계획이다.
수능뿐만 아니라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 역시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에서 출제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대학별고사에 대한 점검을 통해 공교육 내 출제를 권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학교 수행·지필평가도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지도록 교차검토를 강화하고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해 점검한다.
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관리도 진행된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접수된 신고는 40건에 달한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EBS 활용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EBS 시스템을 개편하고 중학 프리미엄 등 유료 강좌를 무료로 전환하고 콘텐츠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액 수강료로 논란이 됐던 초등학생 대상 의대입시반·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시도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의대입시반의 편법 행위를 감독하고 이를 지도할 예정이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경우 법령에 따라 등록한 교습과목에 따라 운영하는지 등을 감독, 지도한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사실상 유치원처럼 운영되지 않도록 유아교육법 개정도 추진한다.
초등·유아의 경우 돌봄 수요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에 맞춤형 사교육 경감 대책을 마련한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을 3곳 늘려 늘봄학교 확대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방과후수업에 예술·체육 맞춤형 수업을 제공, 예체능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유아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만5세 2학기를 유·초 연계 이음학기로 운영, 유아·학부모 대상 놀이중심 언어교육을 제공한다. 올해 하반기 전국 400개원에 40억원을 투자해 초1 통합교과와 연계 과정을 수립하고 2024년 1000개원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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