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듯 감상하는 광주비엔날레 만들것”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
‘판소리-21세기 소리풍경’
부리오 예술감독 주제 발표
“공간을 탐구하며 영화 보듯 비엔날레 감상”
내년부터 짝수년 9월 개최로 일정이 정상화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이끌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판소리-21세기 소리의 풍경화(soundscape)’을 주제로 제시했다.
지난달 감독 선임 후 지난 20일 입국한 그는 광주광역시 일대 공간적 조건을 돌아보며 비엔날레의 주제와 방향성을 탐구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의 화두가 된 ‘공간’ 문제를 ‘판소리’라는 한국의 특수한 음악 형식을 은유해서 표현하겠다고 소개했다.
부리오 감독은 “한국의 음악 장르인 판소리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공간이자 모두와 관계된 공간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며 “기후변화와 거주 위기 등 포화된 행성 지구의 현안은 결국 공간의 문제”라고 밝혔다.
예술감독 선임 이전에 공간 개념을 설명할 이미지를 찾던 중 판소리를 ‘발견’했다는 그는 이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1993)에서 산을 향해 쏟아내듯 소리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앞으로 전개에서 중요한 이미지라고 강조했다. 판소리처럼 지역성이 강한 것에서 출발해 보편적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내년 전시는 관람객들이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 본전시장 외에도 공원과 대안공간, 카페, 상점 등 여러 지역에서 걸어 다니면서 감상하게 기획한다.
특히 공간의 변화를 소리로 구현하기 위해 음운현상에 따라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된다. 좁은 공간에서 음향장치 소리가 충돌해 귀를 긁는 듯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뜻하는 ‘라르센 효과’에서 따온 섹션은 인간의 여러 활동으로 포화상태인 지구를 다룬다. ‘다성음악(Polyphony)’ 섹션에서는 독립적인 여러 선율이 수평적으로 흘러가는 개념으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는 세계를 소개한다. ‘태초의 소리’ 섹션에서는 불교의 ‘옴’같은 소리로 분자나 우주 같은 무한의 세계를 탐구하는 예술가들을 선보인다.
또 광주시 양림동 등 외부 전시장과 국가관(파빌리온)에서 ‘울림(공명)’같은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Q. 판소리를 주제로 찾은 이유는.
-공간 개념을 설정할 이미지를 찾다가 발견했다. 한국의 지역 특색 반영된 소재로 대규모 국제전시에서는 특수성에서 출발한 구상이 좋다. 특히 시장 등 어떤 공간을 향해 노래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Q.공간을 소리로 풀어내면 효과적인 이유는.
-주제를 공간으로 설정하고 판소리(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서사 이야기 구조와 고수의 리듬도 동반된다)가 적합한 형식이라 생각했다. 인류학적으로 음악과 대지(공간)의 연관성은 항상 있었다. 새들이 노래하면서 영역 표시하는 것처럼. 공간과 소리가 공명하며 이뤄지는 관계성이 있다.
Q다양한 작가들의 공간 탐구로 여러 주제를 드러내는 게 맞나
-정확하다.
Q.기후변화와 이주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 중 한 가지만 꼽는다면.
-공간탐구다. 예술가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을 표현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Q.이번 광주 방문에서 인상적이거나 새롭게 영감을 얻은 것은.
-광주 양림동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역 단체 등 참여 작업도 보고 공동체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Q. 1990년대 이후 비엔날레 정체성 혼란이 이슈다. 광주비엔날레 정체성 어떻게 끌어갈지.
-현재 문화계 포화상태에 공감한다. 반복되는 형식과 주제로 진행하는 것은 지양하겠다. 비엔날레 형식에 집중해서 차별화하겠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국제적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Q. 광주정신은 어떻게 큐레이팅(기획)할 것인지.
-전시기획은 한 편의 영화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장 주변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광주정신의 반영도 중요한데 역사적 기억이나 흔적 기록을 담더라도 명백하거나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지양할 것이다. 모든 비엔날레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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