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역 '영아 출생미신고 사례' 11건…경찰, 수사 중

경기남부청 5건·일선서 6건 담당…외국인 사례만 3건
경찰 "범죄 혐의점 여부에 따라 수사 이뤄지거나 종결"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019.10.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경찰청이 밝힌 '영아 출생미신고 사건'과 관련해 수사중인 11건 모두 경기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살해,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자체 또는 일선서에서 이송받은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진행중인 사건은 △경기남부청 5건(수원 2건·안성 1건·화성 1건·오산 1건) △수원중부경찰서 2건 △안성경찰서 2건 △화성동탄경찰서 2건 등이다.

이가운데 범죄 혐의점이 없는 사례(단순누락, 동명이인 등)의 경우는 일선서에서 자체 종결 처리될 예정이며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학대 범죄로 보이는 사건에 대해서는 추후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에 이송되거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대표적으로 '냉장고 영아시신 2구' 사건은 지난 21일 드러난 것으로 경찰은 영아살해 혐의로 친모 A씨(30대)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지난 21일 현행범 체포 때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저질렀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남편 B씨는 범죄 혐의점이 없어 우선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B씨는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지만 살해한 줄은 몰랐다. 낙태를 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약 50~60cm 크기의 영아가, 그것도 2구를 냉장고에 보관한 5년 동안 이를 알아채지 못했느냐는 점과 부인 검거 직전까지 함께 거주한 아파트에서 약 20~30m 떨어진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지난해 이사했을 때 냉장고를 옮기는 과정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냐는 점 등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경찰은 B씨의 기존 진술과 부합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제3자의 명의를 도용해 아이와 함께 안성지역에서 거주하는 친모 C씨(40대)에 대해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C씨를 상대로 제3자의 명의를 도용한 이유, 명의를 도용한 제3자와의 관계 등을 수사 중이다.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 혐의로 경찰은 친모 D씨(20대)와 친부 E씨(20대)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조) 혐의로 조사 중이다.

2021년 12월 말께 아이를 출산한 D씨는 이듬해 1월2일 서울지역 소재 한 카페에서 E씨와 함께 성인남녀 3명을 만난 자리에 아이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를 넘긴 후, 화성지역으로 넘어와 거주하기 시작한 D씨는 자연스레 E씨와 연락이 뜸하게 되면서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보다 이같은 범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현재 해당 인터넷 사이트가 없고 아이를 건네 받았다는 인물도 특정이 안돼 경찰은 D씨 진술의 신빙성 등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를 통해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산지역에서 2015년에 태어난 영아 1명을 찾을 수 없다는 지자체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이를 낳았다고 기록된 F씨를 조사한 결과, 실제로 아이를 낳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F씨와 같은 이름을 가진 또다른 동명이인자로, 생년월일까지 똑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의 산모관련, 단순 전산실수에 의해 벌어졌으며 해당 동명이인자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일선서에 계류중이거나 경기남부청으로 이송된 사건 가운데 수원중부서가 맡고 있는 2건 중 1건은 현재 아이의 소재가 파악됐다.

지난 22일 수원시는 현장조사를 통해 친모 G씨(30대)로부터 "아이를 수도권의 한 베이비박스에 두고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확인결과, 서울 관악구청을 통해 한 아동시설에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경찰이 파악했다.

또다른 한 건은 외국인과 관련된 것인데 아직 대상자가 특정되지 않아 경찰은 우선 해당 외국인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청 로고 현판 ⓒ News1 황덕현 기자

화성동탄서는 지난 23일 화성시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았다. 경찰은 APO(아동학대담장전문경찰관)와 함께 거주지로 찾아가 현장을 찾아 두 아이 모두 건강히 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명의 아이는 각각 2017년생, 2018년생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영아들의 출생미신고 이유에 대해 경찰은 "가정사 문제로 일어난 만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안성서가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 사례 2건은 추후 경기남부청이 사건을 가져와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신고 영유아는 2236명이다.

이날 경찰청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기록 영유아 미신고 사건 관련해 지자체로부터 15건을 의뢰 받아 4건은 종결했다"고 밝혔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