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카오, 생성형 AI 완성도에 韓 디지털 주권 달렸다

이경탁 기자 2023. 6. 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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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무서운 이유는 서비스 출시가 빨라서가 아니라 늦더라도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이죠."

최근 한 외국계 IT 기업 직원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들은 말이다.

최근 IT업계에서 생성형 AI 서비스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아직 애플은 조용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AI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에 비견될 만한 것을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자연스럽게 여러 규제와 압박에서도 지금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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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무서운 이유는 서비스 출시가 빨라서가 아니라 늦더라도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이죠.”

최근 한 외국계 IT 기업 직원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들은 말이다. 실제 애플이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제외하고 혁신적 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항상 완성도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세계 최고 IT 기업’이란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IT업계에서 생성형 AI 서비스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아직 애플은 조용하다. 마침 국내 IT 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관련 서비스 출시 준비에 나섰다.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AI에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처럼 문장 형태로 답하는 기술이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들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는 다음달, 카카오는 올 3분기 중으로 새로운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인데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천하의 구글도 지난 4월 생성형 AI ‘바드’를 공개할 당시 시연회에서 오답을 내놓으며 체면을 구길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바드가 틀린 답을 내놓는 바람에 구글의 주가가 7% 넘게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만 1000억달러가 증발했다.

당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가장 성공적인 제품들이 모두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됐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바드를 성급하게 공개한 것을 인정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생성형 AI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가늠이 안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다면 출시를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완성도 있게 공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급함에 서두르다 삐끗한다면 주주들과 사용자들의 실망감은 돌이키기 어려울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을 놓치면, 글로벌 빅테크들의 국내 IT 플랫폼 시장 장악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동영상 등 주요 콘텐츠 시장은 물론 독과점을 유지했던 기존 검색시장마저 빠르게 빼앗기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규제 움직임에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 어려움이 부닥쳤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동안 두 회사의 행태도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포털 서비스를 통해 언론과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을 받고, 글로벌 빅테크처럼 기술 개발보다는 국내 골목상권 장악에 집중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밉든 곱든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을 중심으로 고용 창출을 하고 투자를 하는 토종 기업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살아야 한국의 디지털 주권도 지킬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AI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에 비견될 만한 것을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자연스럽게 여러 규제와 압박에서도 지금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다. 만약 사용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조롱거리로 전락한다면 그 반대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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