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삐끗 김은희 작가, ‘악귀’로 폼 찾았다 [TV보고서]

[뉴스엔 이민지 기자]

'악귀'가 호평 속에 출항했다.

6월 23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연출 이정림)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이다.

'악귀'는 1,2회를 통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악귀의 조종으로 목숨을 잃은 구강모(진선규 분)의 오프닝부터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 구강모의 장례식장에서 유품을 건네받고 악귀에 씌게 된 구산영(김태리 분), 악귀를 보는 민속학자 염해상(오정세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구산영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망사고, 귀신을 보게 된 구산영이 염해상과 만나 자신에게 붙은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하는 과정이 휘몰아쳤다.

기존 오컬트 장르의 대다수가 서양의 엑소시즘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그려낸 것과 다르게 '악귀'는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로 한국형 오컬트물을 그려내 신선함을 선사했다.

섬뜩한 악귀와 귀신 등 공포물 특유의 서늘함은 물론 '구마'보다는 '한을 풀어준다'에 초점을 맞춰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를 구해내고 영혼을 위로한 에피소드는 뭉클함까지 안겼다. 여기에 악귀가 탄생하게 된 과거사가 일부 드러나 미스터리를 배가 시켰다.

무당과 태자귀 등 한국민속신앙과 설화를 차용한 김은희 작가는 이를 현대 청춘의 이야기와 연결했다.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김은희 작가는 인간의 욕망, 힘든 시기를 보내며 고뇌하는 청춘의 이야기와 악귀를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흥미를 더했다.

김은희 작가의 방대한 자료 조사, 잔혹한 공포물을 다루면서도 잊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 '악귀'에 잘 녹아있다는 평.

전작 '지리산'이 초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받았던 상황에서 절치부심 자신의 주특기로 돌아온 김은희 작가의 저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악귀'가 호평 속에 출발한 가운데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SBS)

뉴스엔 이민지 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