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 UP... 美 SEC 마음 돌릴까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상승세를 이끌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논란이 숨 고르기를 한 가운데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신청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간 SEC가 수많은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승인 거절해왔지만, 블랙록은 다를 거란 기대감이 담겼다.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 대비 14.50% 상승한 3만2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에 비트코인 가격은 3만1389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외 이더리움(8.94%), 카르다노(10.04%), 도지코인(6.24%), 솔라나(8.01%) 등 시가총액 10위 이내 가상자산 일부가 일주일 전과 비교해 10% 안팎 수익률을 내고 있다.
6월 한 달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SEC가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창업자 자오창펑 CEO(최고경영자), 미국 최대 코인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제소하며 주춤했다.
그런데도 비트코인 가격이 강하게 반등하며 상승세를 탄 이유는 지난 14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시작으로 인베스코, 발키리 등 대형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하면서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속적인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은 승인 유무와 관계없이 단기적 관점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승인 시점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이전 상품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신탁형 주식 발행을 위해선 현물 비트코인이 확보돼야 하므로 비트코인 현물 수요가 발생한다.
물론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SEC는 그간 약 12건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이번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비트와이즈, 발키리 역시 2019년 10월, 2021년 10월 승인 거절 당했다. 지난해 피델리티, 아크인베스트먼트, 그레일스케일, 위즈덤트리 등도 현물 ETF를 신청했지만 거절됐다.
하지만 이번 현물 ETF 신청은 블랙록의 높은 신청 성공률, 상품 구조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iShares BITCOIN TRUST(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는 엄밀하게 현물 ETF가 아닌 신탁"이라며 "개방형 신탁 구조를 취해 투자와 환매가 자유롭다는 특징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현물 비트코인 구매가 반드시 필요하든 점에서 현물 ETF 출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록이 미국 소재 비트코인 현물 거래 플랫폼과 감시공유협약을 맺겠다는 것이 추가된 것이 기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사례와 다르다"고 했다.
코빗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SEC는 전통 주식 시장에서도 가격 조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소들과 감시공유협정을 맺어 거래 규모나 시간대 등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규제 당국이 의심되는 거래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2년 JP모건의 구리 ETF가 승인될 때도 감시공유협정 체결이 필수적이었다.
다만 SEC의 강경 규제와 여러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블랙록의 ETF 신청이 이런 과정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 출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와 관계없이 비트코인 상승세는 지속될 거란 관측도 있다. 홍 연구원은 "과열 시 단기적으로 쉬어갈 수는 있지만 테라 사태 직전 레벨인 4만달러를 연내 달성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고 이후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봤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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