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좋은 아빠? 그냥 아빠면 충분" 이 시대 아빠를 위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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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 이야기는 많지만 아빠 이야기는 드물다.
특별히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지 않아도 아빠들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눈물의 자리를 찾아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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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세상에 엄마 이야기는 많지만 아빠 이야기는 드물다. 어머니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따뜻함이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아버지에 대해서는 뭔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회에서 아버지란 가족을 책임지는 기둥이자 스승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되면 '좋은 아빠'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열심히 애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오늘은 밟아본 적 없는 내일이고, 이건 아빠 역할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정신건강상담사협의회 회장 조영진 교수가 우리 시대 아빠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관계 회복 솔루션을 담은 책 '아빠 반성문'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가족, 특히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려다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고야 만 여러 아빠들이 등장한다.
'다 너를 위해서'라며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 사랑과 관심이 완전한 통제로 나타나 아이의 사생활과 자유를 억압하는 아빠, 떼쓰는 버릇을 고친답시고 다섯 살 난 아이와 기 싸움을 벌여 이기려 드는 아빠,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아이와 아내에게 덧씌워 가족을 미워하게 된 아빠, 나약한 모습을 숨기고자 오히려 화를 내다가 아이의 두려움을 산 아빠, 아이가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만 같아 매섭게 훈육하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아빠 등등.
조 교수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특별히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지 않아도 아빠들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눈물의 자리를 찾아 들어간 것이다. 이는 그 자리가 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무의식의 여정이다.
조 교수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내담자의 진실을 포착해 낸다. 무의식 내면에 억압된 기억, 여전히 아프도록 영혼의 상처로 남은 트라우마, 자아가 위기를 느끼고 상황에 대한 이해를 왜곡시킨 방어기제 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아픔이 되고 있는지 알아내고 내담자가 이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가족 안에서 아빠라는 역할은 늘 일정 부분 외부 위험을 막아주는 든든한 울타리여야 하고, 아이가 사회인으로서 살아 나갈 기본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자연히 아빠들은 밖에서는 늘 능력 있고 빈틈없어야 하며, 집에서는 아이를 가르치고 단속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저자인 조 교수는 단언한다. "좋은 아빠는 필요 없다. 그냥 아빠면 충분하다"고.
저자가 아빠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은 '아빠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을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는 그저 아이임을 인정하고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나름의 방법을 이해했을 때, 아빠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 가면을 벗어던지고 아이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곁에서 마음을 함께 나누는 '그냥 아빠'가 되어줄 수 있다.
문은수 부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빠뿐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며 "책을 통해 한국의 가정들이 새롭게 세워지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부담과 짐이 아니라 행복의 시작임을 알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권수영 연세대학교 교수도 "주눅 들어 있는 아빠들이 자신을 용기 있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아빠로서 긴 여정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본기를 차분하게 알려준다. 이 땅의 모든 아빠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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