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4000㎡ 무인도 '사수도' 관할권 누가?…제주-완도 또 법적다툼

제주도, 완도군이 내준 사수도 해상 공유수면 점사용 권한쟁의 청구
헌법재판소 2008년 "사수도 관할권은 제주도" 판단에도 갈등 잇따라

제주도는 사수도 해상에 대해 전남 완도군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내주자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앙수산부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추자면의 부속섬 사수도. 면적 21만3948㎡의 무인도를 놓고 제주도와 전남 완도군이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사수도 해상에 대해 전남 완도군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내주자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권한쟁의 심판은 지방자치단체끼리 권한 행사를 놓고 분쟁이 있을 때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벌여 어느 지자체 주장이 맞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제주도가 이달 초까지 완도군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검토한 사례 중 5건이 국가기본도상 사수도 해상경계에 있거나 안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5건 중 완도군이 지난 4월6일과 5월8일 각각 풍황계측기 설치를 위한 점·사용 허가를 내준 2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했다.

나머지 3건은 완도군이 아직 점·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향후 허가를 내주면 추가로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민간기업은 해상에 풍황계측기 설치를 위해 완도군에 점·사용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완도군은 지난 4월 풍황계측기 설치 관련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신청이 들어오자 진로항로표지사무서, 완도해양경찰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결과 바다는 육지와 달리 지적 개념이 없어 해상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고, 완도해경의 관할·단속구역에는 사수도 해상이 포함된데다 어업허가권 역시 완도군에 있는 것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치홍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지난 23일 열린 제주도의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사수도는 분명히 제주도 관할이고, 이는 바다 자치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부지사나 법무특보를 단장으로 대응단을 구성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또 국회에 발의된 해상경계 관련 법률이 제주도에 유리하다 판단되면 그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설득 작업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채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현재 해양 경계 대응 전담팀이 구성돼 있다. 전담팀을 중심으로 협력해 권한쟁의 심판을 포함해 나머지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관련 상황들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완도군의 사수도 관할권 분쟁은 수십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제주도에 따르면 사수도는 일제 강점기인 1919년 추자면 예초리 산121번지로 등록됐으며 1972년에는 추자초등학교 육성회가 정부로부터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다. 또 내무부가 1973년 발행한 '도서지'에서도 사수도를 추자면 부속도서에 포함하고 있고, 1999년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행한 해도에도 이름은 '장수도'이지만 제주해경 관할로 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완도군은 '1961년 국무원 고시에 따르면 북제주군이 주장하는 사수도는 해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북제주군(현 제주시)이 근거 없는 행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완도군은 1979년 사수도를 '장수도'로 명명한 데 이어 '완도군 소안면 당사리 산 26번지'라는 지적까지 부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완도군과 제주도간 사수도 관할권 분쟁은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사수도는 제주도 관할'이라고 판단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그런데도 최근까지도 제주와 전남 완도군을 연결하는 송전선로 해저케이블 설치를 두고서도 마찰을 빚은 바 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