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지 않은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용기… 고전에서 배우다” [책의향기 온라인]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2023. 6. 26. 12:35
◇ 교양 고전 독서/노명우 지음/376쪽·2만2000원·출판사 클
내가 추구하는 ‘이상’을 누군가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예고도 기대도 없이 만났는데 그 만남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가슴 벅찬 설렘이다. 단지 동질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감동이 밀려왔다. 나와 대면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만난 작가의 문제의식·사유와 성찰 그리고 신념을 알게 되면서 느껴지는 동질감은 소중한 사람을 만난 것 같은 희열을 준다.
차오르는 희열, 그 기쁨은 멀리 있어도 서로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반가움 같은 것이다. 서로 통하면 무엇이 어떤 의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아이의 얼굴, 연인과 나만 알 수 있는 사랑의 언어, 우리만의 몸짓으로 서로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벅찬 감정은 삶을 희망적으로 만든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회학자 노명우의 ‘교양 고전 독서’가 내게 그 감동을 주었다.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며 인문학 가치를 알려주려는 책방 주인,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책 읽는 교양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진심에 동감한다.
● 고전이 통할까. 우리는 계속 읽을 것입니다.
AI 미래 기술 시대·인터넷 미디어 홍수 시대에 고전이 통할까.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에게는 통한다. 고전의 권위에 지레 겁먹지 말자. 어려운 고전이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 노명우 사회학자가 고전의 깊은 바닷속을 안내하기 위해 ‘교양 고전 독서’를 출간하며 나긋한 목소리의 가이드로 나섰다.
저자는 본인의 완독 경험을 바탕으로 책 속 핵심 키워드를 귀띔해 주거나 관련된 사회·문화 배경지식을 설명해 준다. 또 옛날에 쓰여 지금의 독서 방법으로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새로운 독서법을 제안하고,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이를테면 “오래된 고전은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있는데, 의미를 이해 못 했다고 헤매지 말고 일단 넘기고 따라와 보라”와 같은 안내들이다.
엄정한 학자의 기준으로 선택한 열두 권의 고전은 오래된 책부터 동시대의 고전까지 두루 다룬다.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으로 시작해 20세기의 명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2011년 작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 등을 소개하며 게오르크 짐멜의 ‘돈의 철학’으로 마무리한다. 고전마다 관통하는 주제로 안내하며 길잡이를 해주는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보편적인 교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계속 읽을 것입니다”라고 선언한다.
●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교양 시민’
저자가 추구하는 명확한 목표는 바로 교양이다. 교육과 교양은 다르다. 노명우 교수는 “교육은 학교를 졸업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지만, 교양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전문가가 되었다고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양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교양은 그 자체가 목적이고 삶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그래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책 읽기를 통한 교양은 필수 덕목이다.
교양인은 어떤 사람일까. 저자는 교양 있는 사람을 이렇게 정의한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고, 습득한 지식을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며, 타인을 설득하는 역량을 가지고, 세계의 다양성을 수용할 줄 알며, 선하지 않은 권력에 지속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느 때보다 교양이 필요한 시대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다. 교양인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고전이라는 기준으로 선택된 열두 권의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읽어보길 권한다.
● 저자는 누구?
저자 노명우는 2001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신내 골목길에 독립 서점인 ‘니은서점’을 열고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마스터 북텐더이기도 하다. 그러다 내친김에, 세계적인 석학은 되지 못했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생각학교’를 만들었다. 주요 저서로는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아도르노와 쇤베르크’ ‘아방가르드’ ‘세상물정의 사회학’ 등이 있다.
내가 추구하는 ‘이상’을 누군가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예고도 기대도 없이 만났는데 그 만남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가슴 벅찬 설렘이다. 단지 동질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감동이 밀려왔다. 나와 대면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만난 작가의 문제의식·사유와 성찰 그리고 신념을 알게 되면서 느껴지는 동질감은 소중한 사람을 만난 것 같은 희열을 준다.
차오르는 희열, 그 기쁨은 멀리 있어도 서로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반가움 같은 것이다. 서로 통하면 무엇이 어떤 의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아이의 얼굴, 연인과 나만 알 수 있는 사랑의 언어, 우리만의 몸짓으로 서로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벅찬 감정은 삶을 희망적으로 만든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회학자 노명우의 ‘교양 고전 독서’가 내게 그 감동을 주었다.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며 인문학 가치를 알려주려는 책방 주인,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책 읽는 교양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진심에 동감한다.
● 고전이 통할까. 우리는 계속 읽을 것입니다.
AI 미래 기술 시대·인터넷 미디어 홍수 시대에 고전이 통할까.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에게는 통한다. 고전의 권위에 지레 겁먹지 말자. 어려운 고전이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 노명우 사회학자가 고전의 깊은 바닷속을 안내하기 위해 ‘교양 고전 독서’를 출간하며 나긋한 목소리의 가이드로 나섰다.
저자는 본인의 완독 경험을 바탕으로 책 속 핵심 키워드를 귀띔해 주거나 관련된 사회·문화 배경지식을 설명해 준다. 또 옛날에 쓰여 지금의 독서 방법으로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새로운 독서법을 제안하고,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이를테면 “오래된 고전은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있는데, 의미를 이해 못 했다고 헤매지 말고 일단 넘기고 따라와 보라”와 같은 안내들이다.
엄정한 학자의 기준으로 선택한 열두 권의 고전은 오래된 책부터 동시대의 고전까지 두루 다룬다.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으로 시작해 20세기의 명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2011년 작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 등을 소개하며 게오르크 짐멜의 ‘돈의 철학’으로 마무리한다. 고전마다 관통하는 주제로 안내하며 길잡이를 해주는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보편적인 교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계속 읽을 것입니다”라고 선언한다.
●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교양 시민’
저자가 추구하는 명확한 목표는 바로 교양이다. 교육과 교양은 다르다. 노명우 교수는 “교육은 학교를 졸업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지만, 교양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전문가가 되었다고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양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교양은 그 자체가 목적이고 삶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그래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책 읽기를 통한 교양은 필수 덕목이다.
교양인은 어떤 사람일까. 저자는 교양 있는 사람을 이렇게 정의한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고, 습득한 지식을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며, 타인을 설득하는 역량을 가지고, 세계의 다양성을 수용할 줄 알며, 선하지 않은 권력에 지속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느 때보다 교양이 필요한 시대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다. 교양인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고전이라는 기준으로 선택된 열두 권의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읽어보길 권한다.
● 저자는 누구?
저자 노명우는 2001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신내 골목길에 독립 서점인 ‘니은서점’을 열고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마스터 북텐더이기도 하다. 그러다 내친김에, 세계적인 석학은 되지 못했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생각학교’를 만들었다. 주요 저서로는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아도르노와 쇤베르크’ ‘아방가르드’ ‘세상물정의 사회학’ 등이 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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