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중서 대만 총통 선거 논의…美 입장 탐색전"-WSJ

WSJ 보도…중국, '親독립' 라이칭더 우려 표명
美, '선거 개입 않겠다'는 입장…미중 갈등 핵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만나 환영을 하고 있다. 2023.6.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중국 방문에서 내년 1월에 있을 대만 총통 선거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에서 대만 선거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는 점은 양안(대만-중국) 문제가 미중 갈등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관해 보고받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중국 측이 대만의 정치적 독립을 추구하는 집권 민진당이 우려스럽다며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을 평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의 정치적 입장이 양안 갈등을 심화해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2003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친(親) 독립 정책을 펼치려던 천수이볜 대만 총통에게 직접 경고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협력을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선거에 공평하게 임할 것이며 선거 과정 개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 2023.0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서 대만 선거가 의제로 떠오른 데는 그만큼 양안 문제가 미중 관계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특히 미중 고위급 대화가 재개되는 등 양국이 관계 개선에 나서는 와중에 남은 시간은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선거 결과로 양안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내년 재선에 도전하면서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대만 선거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이 민진당을 지지한다고 의심하며 미국은 중국이 선거에 직접 개입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WSJ는 짚었다.

한편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13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대만의 정치적 독립을 추구하는 집권 민진당, 중국과 밀착을 추구하는 국민당, 중국과의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중도 노선을 따르는 민중당 간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