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방선거서 ‘극우정당’ 첫 승리

불법 이민자 문제·경제난 여파
“독일 민주정치 세력에 대한 경고”

불법 이민자와 물가불안 영향에 독일의 동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반(反)이민 정책 등을 내건 극우 정당이 처음으로 승리했다.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당(AfD)이 지차체를 운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로이터통신과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동부 튀링겐주 조네베르크 지자체장 결선 투표에서 AfD 후보로 나온 변호사 로버트 세셀만이 52.8%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이끌었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현직 지자체장인 위르겐 쾨퍼 후보는 47.2%를 얻어 패배했다.

AfD 공동 대표인 엘리스 바이델은 인구가 약 5만7000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예상 밖 승리에 “로버트 세셀만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AfD는 이번 선거 승리를 계기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튀링겐주,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승리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사로 극우 사상에 민감한 독일 일각에서 AfD의 선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 유대인 중앙협의회 회장 유제프 슈스터는 “AfD의 승리는 독일 민주정치 세력에 대한 경고”라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국제 아우슈비츠 위원회도 “대다수의 유권자가 나치가 지배하는 극우파 정당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창당한 AfD는 반이슬람·반이민 정당으로 변모했다. 지난 2017년 총선에서 약 13%의 득표율로 선전한 후 2021년 총선에서 10%로 하락했지만 최근 반이민 정서와 경제난 등에 힘입어 다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