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부리오 감독 "내년 광주비엔날레, 공간과 인류의 삶 성찰"
3개 테마 본전시·광주 곳곳 지역 기반 예술 전시
"기후위기 등 변화한 공간에 대한 인류의 고민"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공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이 공간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니콜라 부리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선임 이후 첫 한국을 찾아 오는 2024년에 열릴 비엔날레의 전시 윤곽을 발표했다.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지난 25일 광주에서 열린 '비엔날레 주제·방향성 발표 기자회견'에서 "판소리가 민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 지역(공간)을 반영한다는 점이 흥미로워 전시 개념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간은 지구가 당면한 기후변화, 팬데믹 등을 떠올리게 한다"며 "전시는 인간이 공간을 다른 생명과 어떻게 지혜롭게 나눠 쓸 것인지, 소수자의 자리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 주제 '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PANSORI-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는 한국 전통 음악인 판소리를 매개로 인류가 직면한 공간을 탐구한다.
특히 3개의 테마를 갖춘 본전시는 기후변화 문제 등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하나의 대서사로 담아낸다. 광주 도심 곳곳에 마련될 외부 전시도 지역에 기반한 소리를 들려준다.
판소리, 현시대가 마주한 '공간'에 화두를 던지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이러한 '판소리'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다룬다는 점, 특히 지역색과 서민의 소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는 판소리를 마중물로 삼아 21세기 전세계가 마주한 물리적, 사회적, 과학적 공간에 주목한다.
공간에 대한 탐구는 기후변화와 거주 위기, 페미니즘과 소수자, 시공간을 초월한 무한한 세계의 문제로 확장한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기후변화는 인류와 공간과의 관계를 급격한 변화를 불렀고, 팬데믹으로 인류 대부분이 오랜 기간 시공간의 제약을 받기도 했다"며 "공간에 대한 달라진 우리의 감각·지각에 대한 심도 깊은 발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3개 테마 본전시와 외부 전시…"한 편의 영화처럼"
전시는 판소리처럼 서사를 가진 오페라의 형식을 따왔다. 작품은 현시대 공간에 대한 탐구를 나타낸다.
본전시는 '라르센 효과(Larsen effect)', '폴리포니(Polyphony)', '태초의 소리(Primordial Sound)'로 구성한다.
라르센 효과는 '인간의 활동으로 포화 상태가 된 지구'를 표현한다. 폴리포니는 '세계의 다양성'에 주목한다. 태초의 소리는 비인간의 세계, 즉 무한한 우주 공간을 나타낸다.
전시장 내부와 이동 구간 곳곳에서 들리는 음향 포인트도 다가올 전시의 특징이다. 전시는 동선과 테마 전시를 유기적으로 이어 마치 관객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구현한다.
외부 전시장은 '울림'을 주제로 지역의 소리와 공간을 잇는다. 광주 지역 내 카페·공공장소·공원·대안 예술공간 등 10~15곳에서 예술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지역'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비엔날레는 교환의 장인데, 지역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해 전세계로 나아가 교류할 때 그(교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인 만큼 인류 문명사의 전위적인 담론을 깊이 다룰 수 있는 감독을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MO.CO. 몽펠리에 현대미술관장과 영국 테이트 현대미술관 굴벤키언 큐레이터 등을 역임했다. 그는 관계의미학 책 등을 펴내며 저명한 미술 이론가이자 뛰어난 전시 기획자로 평가받는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2024년 9월께 열릴 예정이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비엔날레 준비를 위해 오는 8월 말 다시 광주를 찾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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