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화 산청군수, 승진인사 '시끌'...공노조 "인사놀이 군수" 조롱

경남=임승제 기자 2023. 6. 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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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퇴진운동합시다" 격한 반응 쏟아져
이 군수, 연락두절...김 부군수 "군수 의중담아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했다"
이승화 경남 산청군수.
경남 산청군이 수장인 이승화 군수의 갑질·막말 등 논란으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최근 단행한 사무관급 간부 승진 인사를 둘러싸고 공직사회가 이른바 '정실·코드 인사설' 논란에 휩싸여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 군수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군청으로 전입돼 요직을 차지한데 이어 근무 6개월 만에 5급 사무관 자리를 꿰차면서다. 이 군수가 인사를 전횡했다는 것이다.

발단은 당초 예정에도 없던 인사위원의 친인척으로 분류된 인물이 5급 사무관 승진자 명단에 오르면서다. 이를 두고 군청 내부에서 강한 비판 등 후폭풍이 식을 줄 모르고 거세다.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인사의 근본원칙이 무너진 불공정 인사라는 점과 군수가 측근인 인사위원의 친인척을 챙기기 위한 도 넘은 정실인사 시비다.

해당 인사위원은 전직 공무원 출신으로 이 군수와는 막역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사 기준이 합당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군수 측근 챙기기인가…도 넘은 '인사 편향' 논란


26일 산청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자로 4급 서기관을 비롯한 5급 사무관 7명에 대한 올 하반기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5급 승진자는 행정직 4명과 환경·시설·농업직 각각 1명이다. 하지만 닷새가 지났지만 사무관 승진 인사를 두고 특정인에 대한 '코드인사'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이전 군 쓰레기매립장에서 환경 업무를 총괄했던 A계장이다. 이 군수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위원의 처남인 그가 사무관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잡음이 들끓는다.

앞서 군은 지난 16일 4급 승진 1명, 5급 7명, 6급 이하 승진 67명 등 총 75명의 인사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5급 사무관 일곱 자리를 놓고 37명 계장(담당주사)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이날 오전에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5급으로 행정직 5명 시설·농업직 각각 1명을 의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이 군수가 별안간 재의를 요구해 와 결국 행정직이 제외되고 환경직 1명이 포함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재의'란 일단 의결된 안건에 대해 동일한 의결기관이 재차 심사·의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에 인사위원장인 김창덕 부군수에 대해서도 위원회 운영에 대한 무책임하고 가벼운 처신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김 부군수가 이 군수의 의중을 아 대놓고 해당 후보자를 언급하며 두둔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쓰레기매립장 3년 이상 근무와 중대재해법 처벌이 종결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구실을 들면서다.

이에 더해 매립장 소속 공무원들이 공무상 여건 등으로 베인 냄새로 인해 음식점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등 애로가 많았던 점을 강조하며 인사위원들의 동의를 애써 구했다고 전해졌다.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A계장은 지난 2019년 9월 쓰레기매립장을 총괄하는 환경시설 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뒤 2년 4개월만인 올해 1월 본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복귀해 해당 부서에서 겨우 6개월 정도 업무를 수행한 뒤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특히 A계장이 쓰레기매립장 근무 당시 공무직 직원이 안전 부주의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굴삭기 작업 중 직원이 중장비에 부딪혀 죽음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향후 실무 책임자로서 징계나 형사처벌이 따를 수도 있다.

산청군청./사진=임승제 기자


이 군수, 당선인 시절 인사원칙 공언 뒤엎고 인사 전횡 일삼아


이승화 군수의 이같은 인사 전횡은 1년 전 당선인 시절 언론에 밝힌 인사원칙 발표와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그는 당시 "'공정'과 '원칙'을 모든 정책이나 결정 그리고 가치 판단의 중심에 둘 것"이라며 형식보다는 내실을 강조했다.

특히 "'인사'에 대해서는 '공정'을 원칙으로 인사위원장인 부군수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산청군이 내놓은 해명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군은 환경직 5급 승진자 심사에서 해당 후보자 친인척인 인사위원을 배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황당한 '괘변'이라고 분개한다. 이미 이들의 관계를 인사위원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산청군지부 홈페이지 캡쳐.


공무원노조 "퇴진운동하면 휴가 내어 나가지요"...공노조 홈페이지, 이 군수 비난글 '폭주'


이를 대하는 공무원노조의 분노도 심상치 않다. 이 군수의 인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승진 발표가 있은 다음 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산청군지부 게시판에는 승진 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이 군수의 인사를 전면 비판하는 동시에 퇴진 운동을 운운하는 등 공세 수위가 거센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공무원노조는 "어찌하면 폐단을 끊을 수 있을까요", "인사권자가 바뀌기를 기다려야 하나요", "퇴진운동하면 휴가라도 내어서 나가지요. 퇴진운동합시다"라고 이 군수를 저격했다.

이 군수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글도 올라 있다.

이들은 "인사놀이 하려고 군수가 된 것 같아요···꽃놀이 오래오래 하세요", "군수님도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날···그때 두고 봅시다. 쓴소리 한번 이빠이 해 드리지요", "나가면 니나 내나 똑같은 입장이라 똥물 한바가지요"라고 비아냥했다.

승진자를 향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공노조는 "엿장수 옆에서 '사바사바'한 사람들 축하합니다", "승진자들 축하합니다. 하지만 존경심은 우러나지가 않네요", "빽 사용해서 승진한 자여 각성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위원장인 김창덕 부군수는 인사 논란에 대해 "공무원노조에서 비난하는 글들을 보았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인사권자인 군수의 의중을 담아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했다"라고 밝혔다.

환경직으로 직렬을 변경한 사유에 대해 김 부군수는 "최종 인사위원회를 거쳐 (군수에게) 보고했는데 이 군수께서 행정직에 너무 쏠림이 있다"면서 "타 직렬과 형평성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인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머니S>는 이승화 산청군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남=임승제 기자 moneys42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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