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줘"…불붙은 스프레이 들고 母 뒤쫓은 아들

"용돈을 주지 않는다"며 어머니에게 불 붙인 스프레이를 방사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용돈을 주지 않는다"며 어머니에게 불붙인 스프레이를 방사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규)는 현주건조물방화,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13일 오전 5시3분쯤 광주 한 주택에서 스프레이에 화염이 방사되게 해 자신의 어머니 B씨(62)를 협박하고 어머니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던 A씨는 복도로 도망가는 어머니의 뒤를 쫓아가 불붙인 스프레이를 방사했다.

이후 다시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부탄가스에 구멍을 내 불을 붙인 뒤 가스레인지에 던졌고 집 천장과 벽면 등으로 옮겨붙으며 재산 피해를 냈다.

A씨는 어머니가 "50만원을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자 술에 취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의 어머니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이 거주하는 건조물에 대한 방화는 공공의 안전을 해칠 위험이 크고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중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해자인 피고인의 어머니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