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타 불운→3연속 득점 관여' 승리 만든 돌격대장…"올해 목표? 도루 성공률 80%" [인터뷰]

김영록 2023. 6. 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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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테이블세터, 돌격대장이다.

고비 때마다 '한 건'을 해내는 행운의 사나이다.

시즌초 주루사로 지탄받을 때도 "'가도 된다'는 사인이 나왔을 때 뛰지 않을 거라면 내가 나가는 의미가 없다. 기회가 되면 또 뛰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강한 멘털을 지녔다.

뒤이은 홍창기의 땅볼로 아웃됐지만, 홍창기가 문성주의 1타점 3루타 때 홈을 밟은 귀중한 출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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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신민재가 8회말 2사 만루에서 문성주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25/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숨겨진 테이블세터, 돌격대장이다. 고비 때마다 '한 건'을 해내는 행운의 사나이다.

LG 트윈스 신민재(27)가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엔 대주자 전문 요원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5월말부터는 당당한 선발 2루수다. 특유의 기민함을 앞세워 공수주에서 자기 몫을 하고 있다. 3할에 준하는 타율도 돋보인다.

2루는 LG의 고민거리 그 자체다. 2015년 박경수의 KT 위즈 이적 이래 손주인 정주현 정근우 서건창 등이 거쳐갔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런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다. 특히 2021년 선발 정찬헌을 내주고 데려온 서건창 역시 반등에 실패했다.

그 자리에 신민재라는 새 얼굴이 나타난 것. 염경엽 LG 감독은 "신민재가 스타팅 9번타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90% 이상 소화해주고 있다. 원래 작전 수행능력, 도루 능력은 좋은 선수인데 요즘은 타구 질도 괜찮다. 수비도 처음엔 거칠었는데 훈련을 통해 안정감을 장착했다. 포스트시즌에도 쓸 수 있는 무기가 됐다"고 호평했다. 신민재가 선발로 나설 경우 벤치에 신민재만한 대주자가 없다는 게 고민일 정도다.

25일 롯데자이언츠전의 시작은 불운이었다. 2회말 1사 만루.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를 조기에 무너뜨릴 기회였다. 가볍게 잘 걷어올린 타구가 롯데 2루수 안치홍 정면으로 향하면서 더블아웃이 됐다.

쉽게 기죽지 않는 타입이다. 시즌초 주루사로 지탄받을 때도 "'가도 된다'는 사인이 나왔을 때 뛰지 않을 거라면 내가 나가는 의미가 없다. 기회가 되면 또 뛰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강한 멘털을 지녔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신민재는 가장 먼저 첫 타석을 떠올렸다. "타격감이 좋은데, 자꾸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간다. 계속 정타를 치다보면 안타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선발로 나오다보니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3경기 만에 안타를 쳐서 기분좋다"고 덧붙였다.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2루 LG 신민재가 안타를 치고 이종범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11/

두번째 타석 때도 아쉬운 상황이 있었다. 선두타자 허도환이 몸에맞는볼로 나갔고, 신민재가 안타를 치며 주자를 늘렸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문성주의 내야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어진 김현수의 우익수 쪽 잘맞은 뜬공 때 3루주자 신민재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이어 문성주가 도루를 실패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LG가 만약 패했다면 두고두고 속상한 장면으로 남을 뻔했다.

이때 더그아웃 리더 김민성이 나섰다. "신경쓰지 말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자. 눈치보지 말고 자기 판단을 믿어라"라며 선수단을 독려했다.

신민재는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랐다. 뒤이은 홍창기의 땅볼로 아웃됐지만, 홍창기가 문성주의 1타점 3루타 때 홈을 밟은 귀중한 출루였다.

3-3 동점에서 맞이한 운명의 8회말. 1사 1,2루에서 신민재의 타석이 돌아왔다. 신민재는 유격수 쪽 땅볼을 쳤지만, 롯데 키스톤 콤비의 실책이 나오면서 2루주자 문보경이 홈을 밟았다. 이날의 결승점이다. 신민재의 빠른발이 롯데 내야진의 마음을 급하게 한 덕분이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LG 2루수 신민재.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1/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신민재는 "저 작년, 재작년 2군에 있을 때도 전경기 거의 다 뛰었다. 그 경험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2군은 낮 1시에 경기하니까 거기가 더 힘들다"고 활짝 웃었다.

시즌초 신민재가 밝힌 올시즌 목표는 도루 20개. 이미 달성이 유력하다. 벌써 총 16개의 도루(실패 5개, 성공률 76.2%)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4월 7개, 5월 4개, 6월 5개로 추세도 꾸준하다.

여기에 하나의 조건을 더했다. 신민재는 "전에는 대주자였는데 지금은 주전이니까 성공률이 좀더 높아야한다. 성공률을 80%로 높이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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