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이후에 러군 동태 변화없어"…사기 저하 여파는 장기 전망

박재하 기자 2023. 6. 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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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타격 '스트롱맨' 푸틴…러시아군 사기 저하
"바그너 이미 우크라서 철수"…영향 작다는 지적도
무장 반란에 나섰다가 하루 만에 남부군 사령부가 있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에 나선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미소를 짓고 있다. 2023.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기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트롱맨' 이미지를 구축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적잖은 타격을 입었고 러시아 정규군의 사기도 저하돼 향후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러시아군이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군의 피해가 커지는 등 반란에 따른 즉각적인 효과는 없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갖고 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겨냥해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이며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3.6.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약한 모습 보여준 '스트롱맨' 푸틴

25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바그너 반란' 사태가 푸틴 대통령의 위상을 크게 손상하고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지난 23일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을 향해 대규모 포격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바그너그룹은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지만 벨라루스 중재 하에 철수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의 반란과 관련해 처벌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하루 만에 끝나면서 유혈사태는 피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푸틴 대통령이 격앙된 모습으로 바그너그룹을 "반역자"로 지칭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벨라루스의 중재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SIS)의 윌리엄 알베르케는 AFP에 "이 사건은 방송에서 공황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였던 푸틴 대통령의 신뢰성을 약화했다"며 "러시아인들은 '찰나의 반란이었다면 왜 대통령이 내전을 이야기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네차예프 전 러시아 경제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에서) 법은 모든 힘을 잃었다"며 "끔찍한 범죄도 정치적 편의 때문에 처벌받지 않으며 아침에는 반역자가 됐다 저녁에는 면책받고 형사소송이 취소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2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병사가 러시아 군을 향해 BM-21 그래드 다연장 로켓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3.6.2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사기 꺾인 러시아군…우크라이나 반격 호재?

러시아는 이번 반란 사태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러시아군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그너그룹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면서 별다른 저항 없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시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번 쿠데타가 우크라이나에게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나. 기회의 창이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번 사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땅에 군대를 오랫동안 주둔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전쟁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프랑스 소재 지중해전략연구재단(FMES)의 피에르 라주 학무국장은 "러시아군 사기에 분명히 영향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아마도 전선을 돌파하거나 점령지를 탈환하려는 모멘텀이 존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한 거리에서 바그너 용병단의 대원들이 탱크를 타고 이동 중이다. 2023.06.24/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바그너 효과'는 미지수…큰 영향 없을 수도 다만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바그너 부대는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등 최전방에 남아있지 않다"며 "바그너는 방어가 아닌 공격에 투입됐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배치된 병력들은 AFP에 바그너그룹 반란 이후에도 러시아군의 동태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AFP에 "대부분 군인은 러시아군이 아직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야전 의료시설의 한 군의관은 "오히려 지난 2~3일간 우리 군에서 부상자가 증가했다"며 "러시아가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바그너그룹의 진격 도중에도 전날(24일) 우크라이나를 공습했고 이로 인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24일 (현지시간) 러시아 바그너 그룹 용병이 점령한 군사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를 하고 있다. 2023.6.2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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