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한화 선택 2021, 마침내 해피엔딩? 김도영·문동주 ‘재능 대폭발’ 조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와 한화의 ‘선택 2021'이 마침내 두 구단의 윈-윈이자 해피엔딩으로 남을까.
KIA는 2021년 여름 광주에 출현한 두 명의 특급 유망주를 두고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다. 한 명은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구단의 특급 에이스로 성장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한 명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공수주에서 엄청난 운동능력과 야구 센스를 과시했다.
KIA의 선택은 알다시피 후자였다. 김도영을 택하면서, 한화가 자연스럽게 202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문동주를 지명했다. KIA는 문동주는 어쩌면 또 나올 수도 있지만, 김도영 같은 캐릭터는 두 번 다시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열이 아닌, 캐릭터의 유니크함에서 김도영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고난의 데뷔 1년차를 마쳤다. 2년차도 반환점에 가까워졌다. 공교럽게도 둘 다 부상이란 키워드를 피하지 못했다. 문동주가 사실상 1년차를 부상으로 날렸다면, 작년 1년간 백업으로 프로의 맛을 본 김도영은 최근 3개월간 수술과 재활로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이제 나란히 1군에서 재능을 뽐낼 조짐이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KT전서 전격 1군에 복귀했다. 24일까지 2경기서 9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4안타 중 2안타가 2루타였다. 이미 2군 재활경기(3경기)서는 10타수 6안타 2홈런 3타점 4득점 OPS 2.192로 펄펄 날았다.
컨택과 장타를 동시에 갖춘 타격, 3루수로서 넓은 수비범위와 송구능력, 센스 있는 주루와 도루 등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걸 단 2경기서 다 보여줬다. 올 시즌 운동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연상될 정도였다. 당장 3루수로 뛰지만 2루수 수업도 받았고, 장기적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문동주는 선발로테이션을 충실히 돌며 프로 1군에서 선발투수의 삶을 공부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24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문동주가 4~5선발이면 부담 없이 이상적이라고 했는데, 현실은 3선발에 가깝다.
그래도 문동주는 재능과 보완점을 동시에 보여주며 유니크한 행보를 펼친다. 24일 경기서 8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4승(5패)을 챙겼다. 경기 중반까지 최고 158km 패스트볼로 NC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최 감독도 NC 베테랑 타자들이 문동주의 구위에 눌렸다고 진단했다.
또한, 문동주는 NC 타자들이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슬슬 맞추려고 하자 포수 최재훈의 리드를 통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고 패스트볼을 위닝샷으로 삼는 등 투구패턴의 변화도 능수능란하게 줬다. 변화구를 뒤늦게 배운 것치고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이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하는데, 커브로 구속 차를 주며 타이밍 싸움까지 한다. 2년차라고 볼 수 없다.
김도영과 문동주 모두 앞으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1군에서 뭔가 제대로 보여주면 분석도 될 것이고, 견제도 받을 것이다. 둘 다 주축으로 1군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해 아직 확실한 애버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잠재력과 별개로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도 있다.
다만, 이미 부상의 터널을 한 차례 극복하며 2년차치고 정신적으로 성숙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KIA와 한화가 두 특급 유망주를 확실한 플랜을 갖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선 한화는 선명하게 루트가 보인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가 5년차 정도 되면 안우진(키움)급 이상의 특급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면 KIA는 김도영의 포지션 교통정리라는 확실한 과제를 안고 있다. 여러 포지션을 옮겨 다닐 수는 있지만, 마스터 플랜은 상대적으로 베일에 가렸다.
[김도영과 문동주. 사진 = 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