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마지막 선발 카드, 이정용은 LG를 지킬 수 있을까

김은진 기자 2023. 6. 26. 10: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 이정용



염경엽 LG 감독은 올해 지휘봉을 잡고 출발하며 “3·4·5선발이 관건”이라고 했다. 몇 년 간 LG의 가장 취약점으로 꼽혀온 국내 선발진의 약세를 어떻게 보완하고 극복하며 시즌을 치러갈지가 올시즌 우승으로 가는 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내다보았다.

앞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김윤식, 이민호와 사실상 신인인 강효종으로 3~5선발을 꾸린 대신 임찬규를 롱릴리프로 전환하고 기존 필승계투조에 가용할 수 있는 계투진을 더 확대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 석 달이 되어가는 지금, LG 마운드는 계획과 많이 달라져 있다. 예상할 수 없었던 투수들의 부상이 빈발했고 무엇보다 기존 선발들이 크게 부진했다.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이 모두 2군에 가 있는 현재, LG 국내 선발은 ‘비상 선발’이었던 임찬규가 사실상 혼자 버티고 있다. 롱릴리프 자리에는 올시즌이 1군에서 처음이지만 호투 중인 유영찬이 남아 있다. 필승조에는 박명근과 함덕주가 가세해 있지만 기존 투수들이 전같지 못하다. 마운드 전체가 개막 전 구상과 완전히 달라지게 된 출발점은 결국 국내 선발진의 심각한 부진이다.

지난 25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이정용은 LG가 내놓은 5번째 ‘대체선발’이다. 개막하자마자 이민호가 부상을 당해 박명근이, 그 뒤 임찬규가 선발로 이동했다. 강효종이 결국 5경기 등판 뒤 제구 난조로 2군에 가자 이지강이, 그 다음 김윤식이 부진으로 2군에 갔을 때는 이상영이 선발로 나섰고, 최근 이민호가 다시 부진으로 빠지자 이정용이 선발로 나섰다. 염경엽 감독이 개막 전 준비해놨던 선발 비상시 카드는 이정용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LG의 한여름 승부를 쥐고 있다.

LG 필승조였던 이정용은 스프링캠프 당시 선발 전환을 고려했으나 불펜에 남았다. 시즌 초반 고우석이 부상으로 던지지 못하자 마무리로 출발했다. 블론세이브를 반복하며 부진했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선발 전환은 LG 선발진이 버티기 위한 비책인 동시에 이정용의 회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단 첫 선발 등판해서는 무난하게 던졌다. 이정용은 이날 2이닝 3안타 1볼넷 1실점을 했다. 투구 수 50개를 예정하고 나가 일찍 내려왔지만 초반 많은 실점을 하지 않은 덕에 승리할 기회를 열어놓고 내려왔다. LG는 역전승했다.

이제 LG는 외국인 투수 플럿코, 켈리와 국내 투수 임찬규, 이정용, 이지강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려야 한다. 이지강은 5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큰 수확을 얻지 못하다 선발 이민호가 조기강판한 22일 NC전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로 다시 선발진에 진입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민호와 김윤식의 구위 회복에 대해서는 “한 달 이상은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정용과 이지강이 일단 그 사이를 잘 버텨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정용은 앞으로 투구 수를 10개씩 늘려갈 계획이다. 염경엽 감독은 “70개는 던질 수 있어야 선발이라 할 수 있다”며 이정용이 후반기를 시작할 때는 본격적인 선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다릴 참이다. 당분간은 고정 선발을 내고도 ‘불펜데이’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25일 롯데전처럼 경기 초반을 잘 만들어주기만 하면 LG는 이 마운드 고비를 또 넘길 수 있다.

2군에 가 있는 기존 국내 선발들이 회복하지 못하는 이상 이제 더 이상의 선발 카드는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정용 카드까지 꺼낸 LG에게는 버텨야 하는 여름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