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부정채용·교비횡령 의혹' 김길자 전 경인여대 총장 부부, 항소

검찰도 맞항소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대학 운영 과정에서 각종 비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길자 경인여대(인천 계양구) 초대 총장(82)과 백창기 전 이사장 부부(88)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단을 내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총장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백 전 이사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에 불복해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김 전 총장 부부는 항소장 제출기한 하루 전날 법원에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은 1심이 내린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고, 판단에 오해가 있다며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김 전 총장 부부가 항소장을 제출하자 항소장 제출기한 마지막날 검찰도 1심 판단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양형부당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김 전 총장 부부는 공판에서 위력이나 위계에 의해 업무방해나 횡령을 한 바 없고, 교수 3명 채용 과정에 있어서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성과급을 부풀려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이승만 석상 제작비 마련을 지시한 바 없고, 교비 횡령도 지시한 바 없다며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 전 총장 부부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교수 채용 과정에 있어 사회 신뢰를 훼손시키고 횡령 금액이 다액인 점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청탁을 받고 교수 채용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횡령액도 상당액을 교비회계에 환입시킨 점, 개인재산으로 학교법인에 5억9000만원을 기부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들 부부 사건은 2019년 7월19일 기소됐다. 그러나 부부가 혐의를 전부 부인해 다투면서 무려 1심 선고까지 4년이 걸렸다. 김 전 총장부부와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은 인천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14~2015년 교수 3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중에는 김황식 전 총리의 딸 A씨에 대한 '맞춤형 공고'를 내 부정 채용한 혐의도 포함됐다.

김 전 총장은 아동보육 전임교원 채용 과정에서 '교육학'을 추가하고, 예정에 없던 '심리상담 전공자' 우대 항목을 넣는 등 당시 유아보육과 시간강사였던 A씨에게 유리한 채용 공고를 내 부정채용 의혹을 샀다.

또 김 전 총장은 2016년 4월 교직원 성과급 명목으로 4500만원을 지급했다가 이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빼돌려 이승만 석상 건립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백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은 징계위원회 회의비, 변호사 선임비, 미지급 급여 등 수억원을 교비에서 지출해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