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넘버스' 김명수도 밟으면 꿈틀 복수 향해 한걸음

황소영 기자 2023. 6. 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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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백조가 되는 그날까지, 김명수가 달린다. 최약체라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되는 법.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 말처럼 '넘버스'를 보는 내내 반전을 꿈꾸게 했다.

MBC 새 금토극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이하 '넘버스')이 지난 23일 첫 방송됐다. 첫 방송 시청률 4.4%, 2회 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전작 '조선변호사'의 자체 최고 시청률(4.4%)과 동률을 기록하며 신호탄을 쐈다. 이 작품은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 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 국내 드라마 처음으로 회계법인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져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올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와 함께 김명수의 전역 후 복귀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넘버스'는 회계법인 내에서도 딜 파트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딜 파트가 어떤 곳인지 1, 2회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극 중 김명수는 고졸 출신이란 이유로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았다. 일명 '장호구'라고 불리며 복사기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는데 이는 다 계산된 행동이었다. 문서들 안엔 태일회계법인과 관련된 비밀들이 다 담겨 있었고 중심에서 권력을 쥐락펴락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게 했다.

김명수는 아군과 적군은 타이밍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솔직한 속내를 최진혁(한승조) 앞에선 거침없이 드러냈다. 이 역시 이미 최종 타깃에 다가가려면 누가 가장 빠른 것인지 꿰뚫고 있는 김명수의 판단력에서 나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지금은 미운 오리 새끼처럼 보이지만 훗날 백조가 될 김명수의 활약이 기대감을 높이는 오피스물이었다.

'넘버스'는 김명수, 최진혁의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1, 2회부터 흥미롭게 담아냈다. 일찌감치 김명수의 능력을 꿰뚫어 본 최진혁, 그리고 이용할 가치가 충분하고 자신의 목적성을 위해 믿어도 될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한 김명수. 이들의 공조가 최민수(한제균)라는 거대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우연이 겹치고 극의 흐름이 좀 뻔하게 흘러간다.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황 속 복수를 위한 김명수의 발걸음이 공감을 이끌어낼지 지켜볼 만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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