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미 찢었다"…슈가, 날 것의 민윤기(월드투어)
[Dispatch=김소정기자]"오늘이 진짜 이 투어의 마지막입니다. 후회없이 즐겨주세요"(슈가)
슈가의 요청대로 아미(팬덤명)는 후회없이 즐겼다. 쉴 새 없이 '민윤기'(슈가 본명)를 외쳤다. 슈가도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그리고 소리쳤다.
"오늘 아미 찢었다!" "여러분, 잘 논다 진짜"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누구 하나 지치지 않았다. 엄청난 텐션이었다. 슈가는 강렬한 랩으로, 아미는 귀가 찢어질 듯한 함성으로 무더위를 날렸다.
슈가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슈가 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2일차 공연을 개최했다. 이로써 2개월에 걸친 첫 솔로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쳤다.
슈가는 19곡을 불렀다. 7년간의 음악 여정을 세트리스트에 올렸다. Agust D(2016), D-2(2020년), D-DAY(2023)까지 'Agust D' 트릴로지(3부작)를 골고루 구성했다.
랩, 노래, 퍼포먼스까지 완벽했다. 솔로 가수로서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도 증명했다. 자신의 음악 색깔도 확실히 보여줬다.
◆ 'Agust D'의 정체성
먼저 'D-DAY' 타이틀곡 '해금'으로 포문을 열었다. 복면을 쓴 4인의 댄서들에게 실려 누운 채 등장했다. 번쩍 일어나 파워풀한 래핑을 선보였다.
거친 무대가 이어졌다.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대취타', 'Agust D', 'Give it to me'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냈다. 불기둥, 레이저 등 화려한 특수효과로 흥을 돋웠다.
"제 솔로곡들은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잖아요. 이제는 좀 온화하게 하려는데 싫으신가요? 그럼 좀 더 화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 없이 화를 쏟아냈다. '저 달' 무대 중엔 "어제 아미의 우렁찬 욕설을 들었다. 오늘은 더 크게 할지 지켜보겠다"며 호응을 유도했다. 이후 가사 속 욕설이 쩌렁쩌렁 울렸다.
날 것 그대로였다. 슈가는 솔직했다. 본능에 충실했다. '번 잇'을 부를 땐 "에어컨을 켠지 모르겠어. 씨X"이라고 외쳤다. 손가락 욕도 서슴치 않았다.
◆ 반전의 무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기타를 들었다. 멤버들의 친필 사인와 응원이 새겨져 있었다. 어쿠스틱 버전의 '트리비아 전 시소'를 선보였다. 감성적인 보컬이 돋보였다.
'SDL', '사람'으로 감미로운 무대를 이어갔다. '사람 Pt.2'의 아이유 피처링은 아미가 대신했다. 슈가는 "오늘 가장 말랑말랑한 파트였다"고 소개했다.
슈가는 피아노 앞에 앉았다. 방탄소년단의 '라이프 고즈 온'을 불렀다. 아미는 멤버들의 이름을 한 명씩 외쳤다. 슈가는 "다시 무대에 섰을 때는 7명으로 서겠다"고 예고했다.
스탠딩 마이크를 붙잡았다. 스누즈를 열창했다. 일본 거장 뮤지션인 故 사카모토 류이치와 협업한 곡. 두 사람의 첫 만남도 대형 스크린으로 공개됐다.
슈가 멘트 대신 "먼 여행길 평온하시길. R.I.P"라는 글귀로 추모했다. 몇몇 일본 팬들이 "아리가또"(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 "나의 형제들이 와 있습니다"
반가운 손님도 찾아왔다. 바로 멤버들이다. RM, 지민, 뷔, 정국은 맨 뒷좌석에서 함성을 보탰다. 카메라에 얼굴이 잡히자, 신난 모습으로 몸을 흔들었다.
아미는 큰 환호성으로 반겼다. 슈가는 "고맙다. 애들아"라며 감격했다. "우리 아미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정말 든든하다"며 고마움도 표현했다.
본 공연은 '아미그달라'로 마무리됐다. 장렬하게 불태웠다. 슈가는 무대 위에 드러누웠다. 아미는 '앵콜'을 외쳤다. 카메라는 잠시 아미를 비췄다.
응원 문구는 뭉클하게 했다. "갱년기 치료는 윤기콘", "내 세상을 펼쳐줘서 고마워요", "넌 나의 영원한 예술가", "2달 동안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슈가는 'D Day' 'Intro: Never Mind', 'The Last'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최고의 시간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 2달 동안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우리는 체조로 갑니다"
깜짝 발표도 있었다. 추가 공연 소식이었다. 8월 4일~6일 올림픽공원 KSPO돔(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 SNS도 뒤집어졌다.
티켓팅에 실패해 공연장 밖에 있던 아미도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몇몇은 급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무조건 성공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슈가는 지난 4월부터 2달간, 월드투어를 진행했다.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북미, 일본, 싱가포르, 태국, 서울 등 총 10개 도시에서 25회 공연을 열었다. 29만 명의 아미를 만났다.
투어는 계속된다. KSPO돔의 수용 인원은 1만 5,000명. 올여름 4만 5,000명의 아미의 함성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예정이다.
<사진제공=빅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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