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KLPGA 대세' 박민지의 LPGA투어 도전에 거는 기대
[골프한국] 자타가 공인하는 KLPGA투어의 '대세' 박민지(24)는 그동안 LPGA투어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이정은6(27)에 이어 안나린(27) 최혜진(23) 홍예은(21) 유해란(22) 등이 지옥의 레이스라는 12월의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속속 LPGA투어에 진출하는데도 박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도 LPGA투어 진출에 대해선 "아직은 먼 얘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2021년 KLPGA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지난해 LPGA투어의 모든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졌으나 그는 프랑스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한 대회에만 출전, 공동 37위를 했다. 그는 지난해 KLPGA투어 메이저대회 5개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6차례 타이틀 방어 때문에 해외 원정의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었다. 지난 5월에는 JLPGA투어의 살롱파스컵 대회에 출전, 공동 20위에 머문 게 그의 해외 도전의 전부다.
그랬던 박민지가 25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시즌 2승을 올린 뒤 LPGA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날 2라운드까지 선두와 2타 차 공동 4위였다가 공동 2위 박주영, 허다빈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타이틀 방어와 함께 이번 시즌 KLPGA 투어의 첫 '다승자'로 상금과 대상 포인트 모두 선두로 도약했다. KLPGA투어 통산 18번째 우승이다. 대선배 구옥희, 신지애가 보유한 KLPGA투어 역대 최다승 기록(20승)에 2승 차로 다가섰다.
박민지는 오는 7월 6~9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개최 시기가 겹치는 대우위니아·MBN 여자오픈에 불참한다. 그동안 LPGA투어 진출에 대한 질문에 '때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던 그가 이번에는 "저를 몰랐던 사람들이 절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확실한 각오를 밝혔다. 일찍 미국으로 건너가 처음 접하는 페블비치 코스를 경험하고 현재의 컨디션을 잘 관리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US여자오픈에서 톱5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JLPGA투어의 신지애(35)는 2023시즌 2승째를 올렸다. 시즌 최다 상금이 걸린 어스몬다민컵(총상금 3억엔)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보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이와이 아키에와 동률을 이룬 신지애는 연장 첫홀에서 이와이를 꺾고 우승했다. 올 시즌 JLPGA투어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 우승 후 벌써 시즌 2승째다. 젊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JLPGA투어에서 현재 상금 랭킹 2위, 메르세데스 랭킹 2위, 평균타수 2위, 톱10 피니시 2위 등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JLPGA투어 통산 28승으로 영구 시드(30승)를 2승 차이로 다가갔다.
동년배들이 은퇴하는 시점에 KLPGA투어 20승, LPGA투어 11승, 기타 국제투어 5승 등 프로 통산 64승을 기록 중인 신지애는 국내 리그에 안주하는 선수들에겐 가까이할 수 없는 성역에 가깝다. 이런 개척정신이 한국 골프의 지평을 넓힌 원동력이다.
박민지의 현재 세계랭킹은 26위다. 신지애(38위) 김세영(37위) 유래란(30위)보다 높다. 얼마든지 LPGA투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증거다.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박민지에게 '신지애 효과'를 기대해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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