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존스’의 마지막 모험… 함께 나이 든 올드팬들 ‘뭉클’
1981년 첫 등장… 42년 이어온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의 효시
“나이 듦 잘 표현하고 싶었다”
포드, 연륜 묻어나는 액션 선봬
CG 늘어 아날로그 묘미 반감도
전작 제국주의 색채 덜어내며
성숙한 캐릭터 · 시리즈 보여줘
배우 해리슨 포드는 나이 먹었다. 올해 81세다. 하지만 그는 중절모에 채찍을 두르고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1981년 첫선을 보인 ‘인디아나 존스’의 5편이자 완결편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감독 제임스 맨골드·인디아나 존스5)이다.
존스(해리슨 포드 분)도 나이 먹었다. ‘인디아나 존스5’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늙은 존스의 마지막 불꽃을 불사른다. 그리고 그 불꽃은 여전히 찬란하다.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의 효시였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더할 나위 없는 피날레다.
시작은 역시나 시그널 송이다. “빠바밤빰 빠빠밤∼”으로 시작되는 테마곡 ‘레이더스 마치’(Raiders March)는 지난 2008년 개봉된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후 존스가 15년 만에 죽지도 않고 또 왔다는 것을 알리는 개선곡과 같다.
하지만 추억과 영광을 담은 시그널 송이 마친 후 등장하는 존스의 모습은 다소 쓸쓸하다. 이제는 현장을 떠나 교단에 서던 존스가 마지막 수업을 마친 날, 친분 있는 고고학자의 딸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 분)가 찾아온다. 헬레나는 시간 여행을 가능케 한다는 유물 ‘안티키테라’의 반쪽을 찾고 있었고, 존스는 이 유물을 접하는 순간부터 독일 물리학자 위르겐 폴러(마스 미켈센 분)와 나치 잔당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존스의 생사와 국경을 넘나드는 모험담이 다시 시동을 거는 순간이다.
“직접 할 수 있는데 액션 연기를 못 하게 해서 화가 났다”는 포드의 불만과 달리, 존스는 노익장을 과시한다. 1969년을 배경으로 맨해튼 거리에서 뉴욕 지하철역까지 이어지는 말을 활용한 질주, 모로코의 호화로운 호텔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추격전, 12대의 삼륜차가 한데 어우러지는 광란의 시퀀스부터 시칠리아 상공에서 펼쳐지는 항공 액션, 바닷속 난파선을 찾아 헤매는 수중 액션까지, 존스는 육해공을 누빈다.
다만 “‘나이 듦’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존스의 말마따나 존스의 나이테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백발에, 액션의 크기와 강도 역시 과거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액션의 쾌감이 반감됐다기보다는, 나이 든 존스의 연륜을 담은 사실적인 액션으로 올드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젊은 존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반갑다. 포드가 젊은 존스를 직접 연기한 뒤, 얼굴을 입히는 기술(ILM Face Swap)을 활용했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함께 나이 먹은 팬이 아니라면 꽤 긴 도입부를 포함한 15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다고 느낄 수 있다. 특수효과(VFX)나 컴퓨터그래픽(CG) 사용 빈도가 늘었다는 것도 기존 시리즈 특유의 거친 질감을 가진 아날로그 액션의 묘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된다.
‘인디아나 존스5’는 1981년 처음 등장 이후 42년간 명맥을 이어온 이 시리즈에 대한 헌사다. 가죽 재킷에 중절모, 여기에 채찍을 허리춤에 찬 채 ‘레이더스’의 성궤, ‘인디아나 존스’의 샹카라의 돌,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성배,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 모험을 떠났듯, 노인이 된 존스는 또다시 안티키테라라는 유물을 찾으려 고생길에 오른다. 여러 나라를 돌며 다양한 풍광을 선사하고, 유머를 가미한 재기발랄한 액션으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솜씨도 여전하다.
과거 이 시리즈는 다른 문명을 다소 미개하게 묘사하고, 그들의 유물을 탈취하는 과정을 긍정적으로 그렸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5’는 이런 제국주의적인 색채를 덜어내며 존스와 이 시리즈가 단순히 나이 먹은 것이 아니라 성숙했음을 웅변한다.
‘인디아나 존스5’는 1∼4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아닌,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로건’(2017)에서 노쇠한 히어로 울버린의 적절한 마침표를 찍었던 맨골드 감독은 ‘인디아나 존스5’로 해리슨 포드표(標) 인디아나 존스의 거부할 수 없는 안녕을 고한다.
포드는 16일 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나이 듦을 인정해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잘 마무리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캐릭터의 끝을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존스가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그가 그립진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8일 개봉. 12세 관람가.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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