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안개 속의 세기'…서울시립 신진미술인 첫 작가 '정여름展'

김일창 기자 2023. 6. 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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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SeMA)은 오는 7월11일까지 정여름 작가의 개인전 '머나먼 안개 속의 세기'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있는 세마 벙커에서 연다.

정여름은 '2023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로, 이번 개인전에서 그간 한국과 베트남 현지를 오가며 촬영한 이미지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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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1일까지 여의도 세마 벙커서 열려
정여름 작가 개인전 포스터.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SeMA)은 오는 7월11일까지 정여름 작가의 개인전 '머나먼 안개 속의 세기'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있는 세마 벙커에서 연다.

정여름은 '2023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로, 이번 개인전에서 그간 한국과 베트남 현지를 오가며 촬영한 이미지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 작업인 '천부적 증인께'(2021)는 이스라엘 가자 공습이 개인들에 의해 실시간 중계되던 영상과 푸티지들을 모은 것이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목격하는 관객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사실로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하는 상태, 그리고 보는 일로 노동하는 상태에 놓이는 것에 주목한다.

신작 '지하은행'(2023)은 죽음이나 전쟁 같은 끔찍한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동시에, 기억을 잊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전을 태우는 장면에 미국 달러를 오버레이한 이 작품은 지폐에서 경제적 가치가 탈락하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경제 질서와 이념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조용한 선박들'(2023)에 등장하는 강(steel)은 현대 사회에서 무엇으로든 조형될 수 있는 유연한 재료이면서 그 자체로는 딱딱하다는 상반된 성질을 가진다.

작가는 이 상반된 성질로부터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당대에 서로 다른 의미를 획득하는 현상에 관심을 두고, 장소와 기억의 관계를 강철과 연결해 특유의 서사로 작품을 전개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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