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웸반야마, 샌안토니오 황금기 되살릴까?

김종수 2023. 6.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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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 스퍼스는 NBA를 대표하는 명문중 하나다. 1976년 창단해 ABA에서 먼저 활동했으며 1976년 ABA가 NBA에게 합병됐을 때 뉴저지 네츠, 인디애나 페이서스, 덴버 너기츠와 함께 넘어왔다. 1980년대까지만해도 그저그런 팀으로 묻혀있었으나 1990년대들어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2000년대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로 이미지를 굳혔다.


샌안토니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은 좋은 성적이다. 파이널 우승 5회(1999, 2003, 2005, 2007, 2014), 서부 컨퍼런스 우승 6회, 디비전 우승 22회에 빛난다. 더불어 언급되는 것은 최강의 스몰 마켓팀이라는 명성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빅마켓 팀들처럼 빅네임 영입 등 과감하게 돈을 펑펑 쓰기는 쉽지않음에도 긴 시간동안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치밀한 스카우트와 전술 연구 거기에 팀을 먼저 생각하는 특유의 문화 등이 어우러졌다는 분석이다. 다른 팀들보다 먼저 해외 농구에 관심을 가지고 저평가 우량주들을 데려온 해외 스카우트들도 거기에 한몫했다. 더불어 전체 1순위로 뽑은 대형 신인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해 팀의 기둥 역할을 해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해군제독' 데이비드 로빈슨(58‧216cm)과 ‘Mr. 기본기' 팀 던컨(47‧211cm)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샌안토니오의 역사는 로빈슨, 던컨을 뽑기 전과 뽑은 후로 나뉜다. ABA와 NBA 초창기 시절 샌안토니오를 지켰던 포인트가드 제임스 사일러스, 1970~80년대 샌안토니오를 상징하는 '아이스맨' 조지 거빈 등 일부 좋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강팀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로빈슨이 들어오고 나서다.


1990년대 ’4대센터‘중 한명으로 명성을 날렸던 로빈슨은 공수에서 버팀목 역할을 확실히 해줬고 그로인해 샌안토니오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깔고 들어가는 팀이 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안토니오 팬들은 목이 말랐다. 꾸준한 강호는 맞는데 가장 중요한 파이널 우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MVP, 올해의 수비수상, 신인상, 득점왕, 블록왕, 리바운드왕 등 정규시즌의 활약상만 놓고보면 로빈슨은 어떤 팀의 스타플레이어 못지않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중요한 순간 경쟁자들에게 고배를 마시며 고개를 떨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같은 4대센터임에도 샤킬 오닐(우승 4회), 하킴 올라주원(우승 2회)에게 평가가 밀렸던 가장 큰 이유다.


그런 가운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샌안토니오는 1990년부터 2017년까지 28년 동안 무려 27회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 사이 딱 한번 로빈슨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못했는데 그때 얻은 1픽으로 던컨을 지명한다. 픽운이 좋지못했던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해도 너무한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로빈슨과 던컨의 만남은 샌안토니오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높이로 상대를 압살하는 이른바 ‘트윈타워’를 결성해 2회 우승을 합작한 것을 비롯 로빈슨 은퇴 이후에도 3번의 우승을 더 만들어냈다. 샌안토니오 우승의 모든 순간에 함께한 던컨을 저런 우연으로 뽑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팀 입장에서는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샌안토니오하면 떠오르는 또다른 부분은 선수 육성에 관한 부분이다. 드래프트 당시 크게 주목받지못했던 미완의 대기를 잘 발굴하여 성장시켰는데 이는 미국은 물론 해외파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심지어 다른 팀에서 꽃피우지못한 하위픽 출신선수들도 샌안토니오만 가면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브루스 보웬(미지명), 마누 지노빌리(1999년 57번), 토니 파커(2001년 28번), 대니 그린(2009년 46번), 패티 밀스(2009년 55번), 다비스 베르탄스(2011년 42번), 카일 앤더슨(2014년 30번), 디욘테 머레이(2016년 29번), 데릭 화이트(2017년 29번), 브린 포브스(미지명), 켈든 존슨(2019년 29번) 등이 대표적이다.


어쩄든 해가 지지않을 것 같던 샌안토니오도 최근 들어서는 약체로 전락해버렸다 2019~20시즌부터 올시즌까지 하위권을 전전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시즌에는 22승 60패(승률 0.268)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서부 컨퍼런스 꼴찌를 기록했다. 팬들 사이에서 ‘이러다 암흑기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팀의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마다 팀의 기둥이 될 선수를 드래프트를 통해 뽑아온 전통(?)이 있다. 로빈슨과 던컨이 그랬다. 이번에는 '웸비(Wemby)' 빅터 웸반야마(19‧223cm)였다. 신장 7피트 4인치(223cm), 윙스팬 8피트(243cm)의 신체조건에 잘 뛰고 잘 달리는 유니크한 플레이어다.


엄청난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내외곽을 오가며 무빙 3점슛에 미드레이지 점퍼까지 자유롭게 구하한다. 센터로 분류해도 가장 큰 축에 들어갈 신장을 가지고 스윙맨같은 플레이까지 가능했던지라 진작부터 새로운 타입의 괴수로 주목을 받고있었다. 현역 NBA 선수들조차 웸반야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측정하기 어렵다’,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두려워진다’는 등의 말로 극찬을 아끼지않았다.


그런 재능을 갖춘 선수를 샌안토니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선발했다. 스콧 핸더슨(19‧188cm), 브랜든 밀러(21‧206cm) 등 주목받고있던 신성들이 한두명이 아니었지만 샌안토니오의 선택은 모두의 예상대로 웸반야바였다. 2순위부터는 선호도에 따라 갈렸다는 의견이지만 1순위는 무조건 고정이라고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토니 파커와 샌안토니오의 팬이었다고 밝힌 웸반야마는 이번 지명에 매우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하는 팀에 들어온 만큼 자신만의 전설을 만들어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상태다. 명장 포포비치를 중심으로한 샌안토니오 특유의 팀 문화와도 잘 맞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신장은 크지만 정통 빅맨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현격히 다른 만큼 어떤 포지션에서 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역대급 1순위로 평가받는 웸반야마가 샌안토니오의 황금기를 되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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